국제



포르투갈 은행 사태로 유로위기 악몽 재현 우려, 투자자들 불안

유럽 금융위기의 유령에 투자자들이 또 다시 떨고 있다.

10일(현지시간) 제기된 포르투갈 최대 은행의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포르투갈이 다시 재정 위기에 빠지고 가라앉았다고 생각했던 유럽의 시장 위기가 갑작스럽게 재발할 것이라는 공포를 낳고 있다.

유럽과 미국의 주가와 채권이 떨어지자 안전한 투자처를 찾는 증권 거래자들 때문에 금값은 반등했다.

이번 금융 불안의 중심에 있는 포르투갈 최대의 은행인 방코 에스피리토 산토(BES)의 지주회사인 에스피리토 산토 인터내셔널(ESI)이 이번 주 채무상환을 연기하고 회계 부정을 저지른 사실이 알려졌다. 4년 전 유럽 재정 위기도 은행의 회계 부정으로 유발됐었다. 

포르투갈 경제 규모는 유로존 내에서 크지 않지만, 2011년 유럽 재정 위기로 그리스, 아일랜드처럼 구제금융을 받았다. 3년 간의 경제회복 프로그램으로 포르투갈 재정 문제가 해결됐다고 생각됐었으나 BES의 문제는 아직 터지지 않은 폭탄일 수 있다는 우려를 촉발했다.

포르투갈에 구제금융 자금을 지원한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날 성명에서 “포르투갈에 취약점이 여전히 있다"고 인정했지만, 이번 ESI 회계 부정 사건에 대해서는 자세히 언급하지 않았다. 

ESI 회계 부정 사건 소식에 이날 BES의 주가가 17% 폭락했고 포르투갈 증시도 4.2% 급락했다. 포르투갈의 이날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0.21%포인트 오른 3.971%를 기록했다. 

해외 증시에도 영향을 미쳐 다우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4% 하락하고 독일의 DAX 지수는 1.5%, 이탈리아와 스페인 증시도 2% 하락했다.

이번 ESI 은행 문제에서 투자자가 불안해 하는 것은 이 문제의 규모가 불확실하지 않고 이 문제가 다른 금융회사들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 때문이다.

올 5월 감사에서 13억 유로(약 1조8000억원) 규모의 회계 부정이 적발된 ESI는 자회사들의 지주회사기 때문에 ESI의 재정 문제가 자회사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이날 ESI의 자회사인 에스피리토 산토 파이낸셜그룹(ESFG)의 신용등급을 'B2'에서 'Caa2'로 하향 조정하면서 투명성이 결여된 점과 이 그룹의 회사들 간에 위기가 확산되는 것을 우려했다.

이에 포르투갈 정부는 BES는 건재하며 BES의 주가 하락은 단지 모회사의 문제가 반영됐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이전에는 은행들이 파산 직전이거나 포르투갈 같은 경제 규모가 작은 나라가 대규모 구제자금이 필요한 경우에만 이 같은 안심시키는 말을 들었었다.

경제 전문가들은 ESI를 둘러싼 이번 금융 문제의 규모에 대한 자세한 정보가 없어 투자자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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