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말레이시아 항공기 피격 사건과 관련해 채택한 결의안에 대해 지지의 뜻을 보인 가운데 중국 당기관지 런민르바오(人民日報)가 해당 결의안의 철저한 이행과 공정하고, 철저하며 신속한 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23일 런민르바오는 '비극이 재연돼서는 안 된다'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결의안의 철저한 이행과 사고 조사를 통해 이번 사고의 진상이 밝혀져야만 무고한 희생자들에게 진정한 위로가 될 것이라면서 이같이 촉구했다.
언론은 말레이시아항공 소속 여객기 MH 17편이 지난 17일 우크라이나 동부의 러시아 국경 근처에서 격추되면서 승객·승무원 등 298명의 무고한 생명이 희생됐다면서 매체를 통해 전달된 참혹한 사고 현장과 오열하는 유가족의 모습을 통해 우리는 현실의 잔인함을 다시 느꼈다고 전했다.
언론은 또 사고 직후 남미 순방 중인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말레이시아 기 격추사건에 대해 특별 연설을 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이는 중국 정부가 이번 사건에 대해 고도로 중시하고 있다는 사실과 공정하고 책임감 있는 중국의 입장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시 주석은 당시 "말레이시아 항공기 피격 사건을 안타깝게 생각하며 희생자들에게 애도를 표한다"면서 "공정하고 객관적 조사를 통해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언론은 또 지난 20일 사고 조사와 관련해 호주와 러시아가 모두 초안을 마련해 유엔 안보리에 상정하려 했고, 양측이 팽팽하게 대치한 사실을 전하면서, "이런 상황에서 중국은 공정하고 객관적인 입장을 유지하면서 결의안이 최종적으로 통과될 수 있도록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사설에서는 "유엔 산하 민간항공 분야 국제기구로서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이번 조사에서 충분한 역할을 해야 하고, 이는 조사의 독립성, 공정성, 객관성을 보장하는 중요한 조건"이라면서 "확실한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관련국은 억측을 해서는 안 되며 정치 문제로 극대화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마지막으로 이번 사건을 통해 우크라이나 위기를 하루 빨리 해결하고 지역의 안정과 평화를 유지하며 이 지역 주민들이 전쟁의 피해를 입지 않는 것은 '평화를 사랑하고, 생명을 존중하는' 모든 세계인의 희망이고 국제사회가 직면한 힘든 과제라는 사실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고 언론은 덧붙였다.
한편 유엔 안보리는 지난 21일 말레이시아 항공기 격추 사건과 관련해 포괄적 국제조사단 수용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한 가운데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담화문을 통해 공정한 국제 조사를 촉구하는 중국의 입장을 명확히 전달했다.
그러나 중국의 이런 입장은 표면상으로는 중립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러시아의 주장을 그대로 옮긴 것으로 러시아를 지지한다는 비난이 제기됐다. 러시아 정부 역시 이번 사건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과 책임 추궁에 몰리자 "사건을 정치화하지 말라"고 반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