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신한銀, 이달부터 전자지갑 '주머니' 서비스 중단

뱅크월렛카카오 출시에 경쟁력 없는 사업 철수

신한은행이 이달부터 전자지갑(모바일 월렛)서비스 사업을 접는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오는 28일부터 KT와 공동으로 운영해온 전자지갑 서비스 '주머니(ZOOMONEY) 앱' 사업을 종료한다.

신한은행은 새롭게 출시되는 뱅크월렛카카오 서비스와 유사한 점이 많아 이 사업을 정리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전자지갑 서비스의 주도권이 IT업체에게 넘어가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신한은행은 12월18일부터는 인터넷 웹(WEB) 상의 서비스를 종료하고, 잔액을 환불 받을 수 있는 사이트를 1년 간 운영할 계획이다.

주머니 서비스는 지난 2012년 1월 출시된 가상계좌와 휴대폰 문자(SMS)를 이용해 현금을 송금·인출하는 선불형 전자화폐 서비스다. 출시 34개월 만에 서비스를 중단하는 셈이다.

현재 주머니 서비스의 총 회원수는 45만명, 실제 충전고객 수는 10만명이며, 월 평균 이용건수는 약 1만2000건이다. 신한은행의 실질 활동 고객이 800만명을 웃돌고, 3년간 서비스를 운영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신한은행이 서비스를 접게된 것은 사업 성과가 만족스럽지 못한 데다 뱅크월렛카카오라는 유사 서비스가 출시됐기 때문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뱅크월렛카카오의 출시로 전 은행권 차원의 전자지갑 서비스 시장이 생겼다"며 정리 배경을 설명했다.

은행권은 이 같은 신한은행의 전자지갑 서비스 실패를 '확장성의 부재'에서 찾고 있다.

우선 개별은행이 개발한 앱을 스마트폰에 내려받아야 사용할 수 있는 데다 앱을 다운받는다 해도 전체 사용자가 적어 다른 사람들과 주고 받을 수 있는 인프라가 구축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은행들이 개별적으로 출시한 전자지갑 서비스는 독점계약의 한계 등으로 전자지갑 시장에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못했다"며 "신한은행이 서비스를 중단하는 이유도 이 연장선에서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N월렛'이라는 전자지갑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하나은행도 카카오톡이 몰고올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전자지갑 시장이 성장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은 은행의 고객 기반이 넓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뱅크월렛카카오가 은행을 통하지 않은 P to P(개인간 거래) 시장의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카카오가 현재 갖고 있는 시장지배력을 기반으로 성공한다면 전자지갑 시장 자체가 커져, 그 고객들이 기존 은행들이 운영하던 전자지갑 서비스에 유입될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일부에서는 그동안 은행권이 쥐고 있던 전자지갑 서비스의 주도권이 IT업체로 넘어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전자지갑 시장에 은행이 진출해 있지만 확고한 플레이어(사업자)가 없는 상태"라며 "뱅크월렛카카오가 카카오톡 고객을 기반으로 서비스를 확대하면 주도권 자체가 IT업체에게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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