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이주열 "엔저 심화, 국내 기업에 타격"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일본 엔화가 우리 원화보다 빠르게 약화되면서 국내 수출기업의 가격경쟁력이 악화됐다"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13일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난달 말 일본은행이 추가적인 양적완화 조치를 단행하면서 엔화 약세가 다시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달 31일 일본은행은 시중 유동성 공급규모를 약 60조~70조엔에서 80조엔으로 확대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 총재는 "이미 장기간의 엔화 약세로 일본기업의 수익성이 대단히 개선된 상태"라며 "특히 일본과의 수출 경쟁이 심한 기계·철강분야의 타격이 크다"고 설명했다.

더 큰 문제는 현재 수준보다 엔화 약세가 큰 폭으로 진행될 경우, 일본 기업들이 이를 바탕으로 수출단가를 인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총재는 "엔화가 달러화 대비 125엔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며 "엔저 현상이 확대되면 국내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고 경고했다.

이 총재는 일본의 엔화 약세에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미 지난달 말 추가 양적완화에 대한 일본 중앙은행의 회의 결과가 5(찬성) 대 4(반대)로 갈렸기 때문이다.

이 총재는 "일본도 추가적 완화정책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가 있다"며 "엔화의 과도한 약세에 따른 물가상승률이나 기업의 수입비용 부담을 감안하면 엔화 약세에도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총재는 환율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정책을 조정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다시 한 번 분명히했다.

이 총재는 "환율은 금리 외에 주요국의 경기상황, 국제 자금의 흐름 등에 더 크게 영향을 받는다"며 "금리정책에서 고려하는 것은 환율수준보다 환율변동에 따른 물가와 경기의 변화"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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