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우리銀 차기 행장 인선, '낙하산 인사' 논란

우리은행 행장추천위원회(행추위)가 이광구 부행장을 최종 후보로 내정했다. 

하지만 이광구 내정자에게 따라 붙은 '서금회(서강대 출신 금융인 모임)'와 '상업-한일銀 갈등' 등 논란 탓에 낙하산 인사, 밀실인사라는 잡음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행추위는 5일 오후 서울 그랜드 하얏트호텔에서 차기 행장 선임을 위한 면접을 갖고 이 부행장을 차기 행장 후보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행추위 관계자는 "이 부행장이 후보군 중 우리은행 민영화에 대한 가장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은 점을 높게 평가 했다"며 "이 부행장의 은행업 전반에 대한 폭 넓은 경험과 역량이 우리은행의 기업가치를 제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9일 이사회에서 이 부행장을 최종 후보자로 내정하고 30일 주주총회에서 선임할 계획이다. 

하지만 남은 선임 절차 중 이광구 내정자에 대한 '낙하산 인사'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 내정자가 박근혜 대통령의 모교인 서강대 출신 금융인들이 결성한 모임인 '서금회' 출신이라는 배경이 논란의 중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정부의 입김이 닿는 주요 금융사 최고경영자(CEO)는 서금회 출신으로 채워지고 있다.

올해 초 선임된 이덕훈 수출입은행장과 정연대 코스콤 사장이 서금회 출신이며 지난달 내정된 홍성국 대우증권 사장 내정자가 서강대 출신이다. 

여기에 우리은행 행추위가 서금회 출신 이 부행장을 차기 행장으로 내정하면서 우리은행도 서금회 차지가 됐다. 우리은행은 정부(예금보험공사)가 지분을 갖고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금융사다. 

통합진보당 이상규 의원은 "'서금회' 멤버가 우리은행장으로 사실상 내정된 것은 관료 출신 은행장보다 금융산업의 독립성을 더욱 후퇴시키는 관치금융의 '끝판왕'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대통령에게 '줄 잘서는' 금융인만 출세할 수 있는 환경에서 우리나라 금융산업의 발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서금회 논란은) 시장에서 만들어진 이야기"라며 "내정설이라는 것은 없고 우리은행 행추위가 절차에 따라 자율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일축했다. 

이 내정자의 출신 역시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금융권은 내다보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1999년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의 합병으로 탄생했다. 우리은행 출범 후 한일과 상업은행 출신 인사가 번갈아가며 행장을 맡았다. 인사 불균형으로 인한 조직 붕괴를 막기 위해서다. 

이 내정자는 상업은행 출신으로 이순우 현 행장 역시 상업은행 출신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사상 처음으로 상업은행 출신이 잇달아 행장직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이날 면접을 본 다른 후보인 김승규 부행장과 김양진 전 수석부행장은 한일은행 출신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조직 안정을 위해 그동안 유지해왔던 원칙이 깨지게 됐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비책도 이 내정자가 충분히 내놓을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