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에라리온에서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이 의심돼 독일로 이송된 한국의 긴급구호대 의료대원이 3일(현지시간) 치료를 위해 독일에 있는 병원에 입원한 이유에 대해 독일 당국이 "환자의 익명성을 보장하기 위해"라고 설명했다.
베를린 소재 샤리떼 의과대학병원의 의료진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국 의료대원이 베를린에 도착한 사실을 확인하고 5일 전 손가락 피부에 주삿바늘이 스친 흔적이 있다고 밝혔다.
이 병원에서 고전염성 에볼라에 감염된 환자를 담당하는 프랭크 베르그만 박사는 기자회견에서 "한국 정부가 유럽에 치료 지원을 요청했기 때문에 한국 의료대원이 한국으로 가지 않았다"며 "무엇보다 우선 거리상 여기로 오는 것이 좋고 2번째로 한국 의료대원이 유럽에서 치료를 받으면 그의 익명성이 한국에서보다 더 잘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 정부와 의료진이 가능한 자세한 내용을 공개하지 말아 달라 요청했다"며 한국 의료대원의 직업, 나이, 성별, 고용주에 대한 내용을 밝히지 않았다.
에볼라는 체액을 통해 전염될 수 있어 감염이 의심되는 사람이 다른 사람들을 감염시킬까 두려워 일부 국가는 감염 의심자를 기피하고 있다. 그러나 의료전문가들은 적절히 예방하면 환자가 에볼라를 전염시킬 위험은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베르그만 박사는 "지난 12월 29일 의식이 혼미한 에볼라 환자가 심하게 몸을 움직여 비닐장갑을 3겹으로 착용하고 치료중이던 한국 의료대원이 주삿바늘에 찔렸다"며 "당시 환자의 몸에는 에볼라가 매우 많아 다음날 사망했으며, 이는 한국 의료대원이 에볼라에 감염될 위험이 매우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한국 의료대원은 현재까지 에볼라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지만, 잠복기가 16일 남아있어 그동안 집중적으로 관찰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르그만 박사는 "증상이 나타나면 의료진이 에볼라 치료 실험 약물로 치료할 것"이며 "이 약물은 유럽연합 규정에 적합하다는 승인을 받아 예후가 좋을 전망"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