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美 입춘행사’ 동물 죽게 한 뉴욕시장 이번엔 실수안해

드블라지오시장 지난해 '그라운드호그데이' 행사때 마멋 떨어뜨려

뉴욕 스태튼아일랜드 동물원이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라운드호그 데이(Groundhog Day)에 참가한 빌 드블라지오 뉴욕시장이 무사히 의식을 치른 덕분이다.

그라운드호그 데이는 해마다 2월2일 다람쥐과인 마멋을 통해 봄이 얼마나 남았는지를 가리는 미국의 입춘행사다. 본래 원조는 펜실베니아 팡서토니의 독일계 이민자들이 19세기에 시작한 것이지만 뉴욕에서도 해마다 시장이 나와 기념행사를 치르고 있다.

굴속에 있는 마멋을 끄집어내어 마멋이 자기 그림자를 보면 겨울이 6주이상 계속되지만 안보면 봄이 빨리 오는 것으로 판정한다. 드블라지오 시장은 지난해 시장 취임후 첫 그라운드호그 데이에 나와 마멋을 들어 올리다가 그만 떨어뜨리는 실수를 범했다.

샬럿이라는 이름의 암컷 마멋은 심각한 내상을 입고 시름시름 앓다가 일주일만에 죽은 것으로 알려졌다. 마멋의 죽음은 지난해 가을 뉴욕포스트의 보도를 통해 처음 알려졌다. 당시 스태튼아일랜드 동물원은 왜 마멋의 죽음을 공표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우리 동물원에 1500마리의 동물이 있는데 죽을 때마다 일일이 알려야 하느냐?”고 대꾸했다.

그러나 전문가가 아닌 사람이 동물을 다루다 실수로 위해를 가할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비판이 제기됐고 농무국도 대책마련에 들어갔다. 전임 마이클 블룸버그 시장의 경우 2009년에 굴속에 있는 마멋을 끄집어내다가 가죽장갑을 낀 손이 마멋의 날카로운 송곳니에 깨물려 상처를 입기도 했다.

드블라지오 시장은 블룸버그 시장보다 훨씬 두꺼운 장갑을 착용해 안전성을 높였지만 그때문에 손놀림이 둔감해 마멋을 놓치는 실수를 저질렀다.

이날 동물원측은 불의의 사고를 막기 위해 아예 마멋을 끄집어내서 유리상자위에 넣어 놓았다. 예정일보다 하루 앞선 1일 열린 행사에서 연단에 오른 드블라지오 시장은 어색한 포즈로 마멋을 안았다가 내려놓았다. 뉴욕포스트는 “마멋이 자기 그림자를 보는 것보다 시장이 떨어뜨릴까봐 겁났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드블라지오 시장은 “마멋이 (자기 그림자를 안봤으니) 곧 봄이 온다”고 말해 지켜보는 이들의 환호를 끌어냈지만 정작 2일 뉴욕 일원엔 폭설이 내리는 등 추위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포스트는 “드블라지오 시장의 소망과는 달리 원조타운인 펜실베니아 팡서토니의 그라운드호그 데이에선 마멋이 자기 그림자를 봤다”면서 “겨울은 앞으로 6주 이상 계속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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