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미국의 양자관계가 중단기적으로 개선의 여지는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3일 세종연구소 발간 '정세와 정책' 2월호에 게재한 '미-쿠바 관계 정상화와 북·미관계 전망'이란 보고서에서 "향후 미국의 주도로 북·미관계가 중단기적으로 개선될 가능성은 그다지 커 보이지 않는다"면서도 "단지 관련국들이 이를 위한 여건이나 환경을 조성해줄 경우에는 오바마 대통령도 굳이 북·미관계 개선을 마냥 배척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평가된다"고 말했다.
홍 위원은 "북한이 핵 문제에 대해 미국이 바라는 프로그램 정지, IAEA(국제원자력기구) 사찰단 복귀, 핵과 미사일 실험 모라토리엄 등 양보적인 조치를 취할 경우 미국은 당연히 북·미대화와 6자회담 개최에 응할 것"이라며 "그러나 불량한 북한이 상응한 대가없이 이런 양보를 선제적으로 취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전망했다.
그는 "중국이 북한의 또 한차례의 장거리미사일 및 핵 실험으로 인해 전략적 궁지에 몰리지 않기 위해 김정은을 베이징으로 초청하는 등 종전보다 적극적으로 북한을 설득해 북한이 핵문제에서 어느 정도 성의를 보인다면 북·미관계가 개선 과정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홍 위원은 또 "박근혜정부가 남북관계에서 보다 전향적인 자세와 정책을 취하고 북핵문제에 대해서도 보다 창의적이고 능동적인 정책을 펼친다면 남북관계와 북핵문제 해결이 선순환 관계로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다만 "3가지 시나리오 중 어느 하나도 이뤄지지 않고 북한이 또다시 장거리미사일을 발사하거나 4차 핵실험 또는 대남 군사 도발을 감행할 경우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한반도신뢰프로세스나 통일대박론은 모두 한반도 안보 위기 속에 물거품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