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일대일로 통한 중국의 '성장 도박', 부메랑 될 우려 상존…장기 성장 불투명으로 일부국가 디폴트 우려

중국이 지속 가능한 성장세 지속을 위해 거대한 자본을 발판삼아 인프라 시설 및 국경 간 거래에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공격적인 프로그램이 부메랑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12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뱅크 오브 아메리카 메릴린치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중국 당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OBOR) 프로젝트는 자국 내 소비 문제를 다루고 있지 않아 '장기적인 성장'을 이끌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많은 지역 정부가 OBOR을 지렛대로 삼아 인프라 투자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는 단기간 투자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한참 전에 진행됐어야 할 내수 문제를 지연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OBOR은 육상의 실크로드 경제지대와 해상의 21세기 해상 실크로드를 통해 아시아와 중동, 유럽, 아프리카 대륙을 도로와 바닷길로 연결, 인근 일대의 도로, 철도, 항만, 통신 네트워크와 다양한 인프라를 종합적으로 개발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60개국, 30억 명의 인구가 영향권 안에 들어가 있으며 역사상 가장 광범위한 규모로 평가받고 있다. 중국은 이 프로젝트에 소요되는 천문학적인 자금의 일부를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를 통해 조달하겠다는 계획이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은 일대일로가 지나는 국가들에 총 1조600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지난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24년 만에 최저치인 7.4%로 떨어졌다. 중국 당국은 과거와 같은 초고속 성장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성장 쪽으로 목표를 수정한 상태다. OBOR은 이를 위해 추진되고 있는 프로젝트인 셈이다.

보고서는 "OBOR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일부 국가들은 큰 규모의 경상수지 적자를 기록하고 있고 경제적 펀더멘탈이 취약한 국가"라며 "이러한 국가들이 중국 정부로부터 대출을 받은 뒤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중국이 A국가와 현 통화가치를 기준으로 통화스왑 계약을 체결하게 되면 리스크를 함께 짊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경제적으로 불안한 국가들이 대대적으로 자국통화를 중국에 맡기고 위안화를 차입한 후 디폴트를 선언할 우려가 제기됐다.

앞서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도 이 같은 리스크에 동의하며 "중국이 경제협정이나 저리 차관 등 경제적 유화책을 쓴 이후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한다면 자국 경제 성장에 있어 또 다른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더해 "외국에서 저조한 실적을 올리고 있는 중국 건설업계가 급작스럽게 해외 프로젝트 비중을 늘린다면 이미 긴장이 고조돼 있는 지역에서 정치적 역풍에 처할 수도 있다"며 "특히 중앙아시아와 남아시아 지역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이 확대되는데 대해 러시아와 인도가 강력히 반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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