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보이스피싱, 대포통장 등 금융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이를 막기 위한 은행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눈부신 성과를 거두고 있는 곳은 신한은행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 안성금융센터는 최근 한 달도 안 되는 기간에 대포통장 출금 용의자를 3명이나 검거했다.
첫 번째로 검거된 용의자는 지급 정지된 계좌의 통장 재발급을 요청했다. 거래가 없던 계좌에 갑자기 수백 만원이 입금됐고, 그 자금을 현금으로 인출해 달라고 한 것이다.
그러나 고객의 요청을 주의 깊게 살펴본 안성금융센터 직원은 계좌 조회 결과 약 3년 간 거래가 없었으며, 최근 소액의 거래내역이 자동화기기를 통해 입출금 가능 여부를 테스트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직원은 현금 인출을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용의자를 안심시킨 뒤 책임자를 통해 즉시 경찰서에 신고, 용의자를 검거했다. 나머지 용의자 역시 이같은 세심한 주의를 기울인 결과 검거할 수 있었다.
이근영 안성금융센터장은 "당연하고 익숙한 거래들을 낯선 시선으로 바라본 결과"라며 "주의 깊은 업무처리와 신속한 신고만이 금융사기 피해로부터 고객을 보호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신한은행의 이같은 성과는 올 들어 대포통장 근절 종합대책에 적극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신한은행은 지난 1월 전 임직원이 '대포통장 클린뱅크'를 결의하고, 업무개선그룹 담당 부행장을 중심으로 총 10개 유관 부서장이 대포통장 근절 협의회를 운영 중이다.
대포통장 근절 협의회는 대포통장 발생 원인을 분석하고, 부서 간 공조체계를 구축해 대포통장 근절을 위한 개선안을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1년 이상 자동화기기 장기 미사용 계좌의 현금 인출한도를 1일 1회 70만원으로 대폭 축소한 것이다. 지난 3월부터는 입출금이 자유로운 예금의 일일 창구 출금한도를 지정하는 서비스를 실시 중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대포통장 근절 종합대책은 금융사기로 인해 위협받고 있는 고객의 소중한 자산을 지키기 위해 마련됐다"며 "앞으로도 적극적인 제도 개선을 통해 대포통장 근절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