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올 여름 극장 성수기를 앞두고, 박스오피스 순위에 변화를 줄 만한 이렇다 할 작품이 개봉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5월 4주차 주말과 5주차 주말 박스오피스 순위는 달라지지 않았다.
'매드 맥스:분노의 도로'를 향한 관객의 지지는 5월 마지막 주까지 이어졌다. '스파이'는 주말, 150만 관객을 넘기면서 이번 주말이면 200만 관객 달성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간신'과 '무뢰한'을 밀어내고 3위 자리를 지킨 '악의 연대기'는 200만 관객을 넘어섰다. 전도연 주연 '무뢰한'은 개봉 첫 주 조지 클루니 주연 '투모로우랜드'보다 한 계단 높은 4위에 올랐다.
◇꾸준한 지지…'매드 맥스:분노의 도로'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매드 맥스:분노의 도로'(감독 조지 밀러)는 5월29~31일 669개 스크린에서 8548회 상영, 58만6233명이 봤다. 누적관객수는 294만6605명이다. 이런 추세라면 '매드 맥스'는 300만 관객을 무난하게 넘길 것으로 보인다.
올해 국내 개봉 영화 중 300만 관객을 넘긴 작품은 단 5편뿐이다.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1046만명) '킹스맨:시크릿 에이전트'(612만명) '조선명탐정:사라진 놉의 딸'(387만명) '분노의 질주:더 세븐'(324만명) '스물'(304만명) 순이다.
'매드 맥스'를 둘러싼 페미니즘 논쟁은 이제 수그러드는 분위기다. 몇몇 영화 평론가가 이 영화를 페미니즘적인 시각으로 해석하고, 일부 관객이 이 해석에 반대를 표하면서 SNS상에서 언쟁이 오가기도 했다. 이런 논란이 일어날 수 있는 영화라는 것, 그것이 '매드 맥스'가 흥행할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좋은 영화는 해석의 여지가 넓다.
하지만 영화를 과도하게 페미니즘적으로 해석하는 건 무리가 있어 보이기도 한다. 아전인수격 해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매드 맥스'가 페미니즘이라는 쉽지 않은 문제를 철학적으로 깊게 다룬다고 보기는 조금 어려워 보인다. 박스오피스 1위.
◇웃기니까 괜찮아…'스파이'
영진위에 따르면 '스파이'(감독 폴 페이그)는 주말 동안(5월29~31일) 601개 스크린에서 7204회 상영돼 46만4076명을 불러 모았다. 누적관객수는 155만5705명이다. 재난 블록버스터 '샌 안드레아스'가 3일 개봉을 앞두고 있지만, 200만 관객 달성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스파이'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 웃기다는 것이다. 코미디 영화라고 하면서 관객의 실소만 자아내는 그저 그런 작품이 얼마나 많은가. 하지만 '스파이'는 말 그대로 빵빵 터뜨린다.
하지만 이런 '스파이'에도 논란이 있었다. 바로 자막 문제다. 영어가 되는 몇몇 관객은 실제 대사와 번역된 대사와의 괴리가 너무 크다는 것을 지적했다. 가령, 한국어 자막에는 주인공의 뚱뚱한 몸을 비웃는 대사들이 등장하는데, 실제 대사는 주인공의 몸매와 전혀 관계가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번역 오류의 문제점은 영화의 의도를 완전히 바꿔버릴 수 있다는 데 있다. 다시 말해, '스파이'는 주인공의 뚱뚱한 몸매를 비웃으며 관객을 웃기는 것보다 더 나은 유머를 구사하는 영화라는 것이다.
이런 지적은 예민한 사람들의 '생떼'라고 보기는 어렵다. 영화에서 대사가 얼마나 중요한 부분인지 안다면 단순히 관객을 웃기기 위해 의도적인 오역을 하는 건 문제가 될 만하다. 박스오피스 2위.
◇이쯤되면 대성공…'악의 연대기'
'악의 연대기'(감독 백운학)는 주말 동안 443개 스크린에서 4665회 상영돼 17만8353명이 봤다. 누적관객수는 204만1638명이다. 올해 국내 개봉 영화 중 200만 관객을 넘긴 작품은 '악의 연대기'를 포함해 4편 뿐이다. '조선명탐정:사라진 놉의 딸'(387만명) '스물'(304만명) '강남1970'(219만명) 순이다.
'간신'(감독 민규동)과 '무뢰한'(감독 오승욱)이 부진하면서 '악의 연대기'에 기회가 생겼다. 12년 만에 장편극영화를 연출한 백운학 감독의 복귀는 매우 성공적이라고 볼 수 있겠다. 박스오피스 3위.
한편, 나머지 주말 박스오피스 순위는 4위 '무뢰한', 5위 '투모로우랜드' 순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