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와 에볼라(ebola) 바이러스는 치료제나 백신이 부족하거나 개발되지 않았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지만 메르스를 방치한다면 자칫 더 위험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해 에볼라가 전 세계를 강타했다면, 올해는 메르스가 더 강도가 센 글로벌 패닉을 일으킬 수도 있다.
8일(현지시간) 미 시사주간지 타임(TIME)은 메르스와 에볼라 바이러스의 차이점을 다루면서 "메르스는 감기와 높은 전염성을 지닌 사스(SARS·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와 같은 가족뻘이지만 현재로서는 에볼라처럼 확산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메르스가 좀 더 전염성이 낮다"고 보도했다.
타임은 에볼라는 감염자의 체액과 함께 직접적인 접촉을 통해 확산되지만 메르스는 사람끼리 쉽게 확산되지 않고 매우 가까이 접촉한 경우 호흡기관(기도)을 통해 확산된다고 설명했다. 다른 질병에 비해 유독 의료진에게 감염 위험이 더 큰 것도 이런 메르스의 특성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어 "메르스는 에볼라처럼 높은 치사율을 기록하고 있고,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다는 점이 같다"면서 "하지만 지금 의료계에서는 메르스가 좀 더 이해하기 힘든 질병"이라고 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톰 프리든 박사(소장)는 "메르스는 2012년에 나타났고 아직까지도 메르스에 대해 배우고 있는 중이다"면서 "사스가 인간 사이를 돌아다니며 많은 시간이 소모되는 동안 더 진화하고 전염성이 높아진 것처럼 메르스도 그렇게 보인다"고 말했다.
CDC는 메르스의 구체적인 실체는 아직 확인하지 못했지만 계속 주시하면서 어떻게 변형되어 가는지 그 과정을 추적하고 이해하기 위해 바이러스의 게놈을 분석하고 있다고 타임지는 전했다.
전문가들은 메르스가 전염성이 더 높은 쪽으로 변형될 가능성에 걱정하고 있다.
미 피츠버그대 공공보건안전센터의 감염내과 의사인 아메쉬 아다야는 "개인적으로 아프리카에서 창궐한 에볼라보다는 사스의 뒤를 잇는 메르스에 대해 더 걱정한다"고 말했다.
프리든 박사는 "메르스는 아직 전염 경로가 확실치는 않지만 병원은 메르스 전염성이 높은 '핫베드(소굴)'가 될 수 있다"면서 "메르스에 감염된 국가들의 집중적인 조사를 통해 CDC는 전염 사례의 90% 이상은 의료기관에 노출돼 추적할 수 있는 것으로 결론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메르스가 지역사회 내 전파가 지속되고 있다는 증거는 존재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프리든 박사는 "병원이 증폭점(amplification points)이 될 수 있다"며 의료 시스템의 훌륭한 감염 관리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 미국은 지난해 5월 두 명의 메르스 감염 환자가 발생했지만 이미 2012년 첫 발병 이후 예방책 일환으로 45개 주(州) 550여명을 대상으로 관련 테스트를 진행한 바 있다고 타임지는 전했다. CDC에 따르면 20% 국가만이 메르스나 에볼라와 같은 전염병을 신속히 감지할 수 있다.
프리든 박사는 "결론은, 메르스와 에볼라 둘 다 언제, 어디서 나타날지 모르기 때문에 건강에 대한 위협을 막기 위해 미리 (바이러스를)발견하는 것이 전 세계 모든 국가에게 왜 중요한지를 보여준다"며 "한국의 메르스 발생은 증가할 것으로 보이지만 통제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할 이유는 없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