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연례 전략경제대화(S&ED)가 워싱턴에서 23일(현지시간)부터 이틀 간 개최되는 가운데 남중국해 문제 등을 둘러싼 미·중 양국 간의 긴장 관계가 해소되고 상생 협력의 관계를 회복할 지가 주목받고 있다.
22일 중국 언론 차이나 데일리 등은 최근 중국의 남중국해 인공섬 건설과 사이버 안보 문제 등을 둘러싸고 미·중 관계가 악화되고, 미·일, 중·러 등 관계로 인해 서로에 대한 불신이 가중되면서 이번 대화에서 예전의 어느 대화보다 더 복잡하고, 어려운 상황이 연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중국 언론들은 "이번 대화는 오는 9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미를 앞두고 개최되는 중요한 고위급 회담"이라면서 "이번 대화의 핵심 임무는 이번 기회를 이용해 시 주석의 방미와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의 회담을 위해 양호한 분위기를 마련해야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양국은 23~24일 워싱턴에서 7차 S&ED와 6차 미·중 고위 인적교류회담(CPE)을 개최한다고 확인했다. 미·중 전략경제대화는 두 나라가 양자 간 현안과 지역, 국제 문제에 대해 포괄적으로 의견을 교환하기 위해 2009년부터 매년 개최됐다.
미국에서는 존 케리 국무장관과 제이컵 루 재무장관이, 중국 측에서는 왕양(汪洋) 부총리와 양제츠(楊潔篪)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대표로 이번 회의에 참석한다. 이와 별도로 중국 측 류옌둥(劉延東) 부총리와 미 케리 장관의 주도로 6차 CPE도 같은 기간에 열린다.
올해 대화를 앞두고 중국 측은 적극적인 우호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9일 정례브리핑에서 양국 간 전략경제대화 일정을 발표하면서 "이번 대화가 두 나라 갈등을 적절히 해결하는 장이 되길 희망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루 대변인은 또 "중국은 미국과 '서로 마주보고 적극 다가설 것(相向而行)을 희망한다"면서 "양국 지도자 간에 형성된 공동 인식을 적극 실천하고,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고, 상호협력을 촉진하는 한편 갈등을 적절히 해결해 미·중 신형 대국 관계가 새롭게 발전해나갈 수 있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 19일 외교부 청사에서 이번 대화를 위한 '란청(藍廳)'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에서 중국 정쩌광(鄭澤光) 외교부 부장조리는 "이번 대화의 논의 의제는 매우 다양할 것이며 양측은 실제적인 협력을 강화하고, 아·태 지역에서의 협력 관계를 형성하며 갈등을 적절히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대화를 나눌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부장조리는 또 "올해 전략대화 틀 안에서 '해양 보호'라는 주제로 특별회의가 열리게 되고, 여러 가지 협상을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주광야오(朱光耀) 재정부 부부장은 "올해 대화의 핵심은 오는 9월로 예정된 시 주석의 방미가 될 것이며 이를 위한 준비 작업이 진행되고, 양국이 경제협력 강화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게 될 것"라고 설명했다.
특히 왕양 부총리는 21일 월 스트리트 저널에 기고문을 보내 "이번 대화에서 미국 측 동료들과 솔직한 논의가 이뤄지고 폭넓은 합의, 더 나은 해결책 마련, 풍성한 성과를 달성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왕 부총리는 또 "이 연례 대화는 양국이 정체성을 확인하고, 공동의 이익을 확장하며 상호에 이익이 되는데 도움이 됐다"면서 "올해 대화가 미·중 양국의 투자협정, 기후변화 등 문제에서 성과를 이루길 바란다"고 역설했다.
그는 또 지난 6년 간 중국 기업의 직접적 투자로 미국에서 8만 개 일자리가 창출됐고, 오는 2020년까지 중국의 투자는 1000억~2000억 달러 규모로 늘어날 것이며 이로 인해 미국에서 20만~40만 개의 일자리가 창출되는 효과가 전망된다면서 양국 협력 강화의 장점을 역설했다.
이어 왕 부총리는 "대화는 미국 지도자와 대중을 중국을 더 이해하도록 도왔고, 미·중 관계 성숙의 표시가 됐다"면서 "아직 많은 도전 과제가 있지만 양국의 이익과 세계를 위해 관계를 강화하자"고 촉구했다.
반면 일부 외신은 양측은 이번 전략경제대화에서 이해관계가 충돌하고 있는 각종 껄끄러운 이슈를 논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니얼 러셀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는 최근 브리핑에서 "미국은 남중국해, 사이버 해킹, 인권 문제 등과 관련해 중국과 이견이 많다는 걸 굳이 숨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특히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해 "양국 간 군사충돌을 피한다는 것이 미국의 확고한 입장"이라면서도 "남중국해 상공에서 비행의 자유를 확보하는 것은 양보할 수 없는 이슈"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