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제가 수출 및 내수 위축으로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중국의 성장 둔화, 엔저, 그리스 채무불이행 사태 등 글로벌 악재가 한데 어우러져 수출전선을 크게 위축시키고 있다. 수출은 이미 6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이다.
여기에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까지 덮쳐 내수 불안도 심화되는 양상이다.
이에 따라 경기 둔화 우려가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한국은행조차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1%에서 2.8%로 하향 조정했다.
국내 30대 그룹 사장단이 9일 머리를 맞댄 것도 이같은 위기감에서 비롯됐다. 사장단은 9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 컨퍼런스센터에 모여 "기업가 정신을 바탕으로 경제 위기 극복에 앞장서겠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사장단은 이날 "국민과 기업이 하나가 돼 경제위기를 돌파하고 재도약의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며 '경제난 극복을 위한 기업인 공동 성명'도 발표했다.
사장단은 예정된 투자는 계획대로 집행하고 신사업 발굴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새로운 시장 개척과 신품목 발굴로 수출 경쟁력을 높여 한국경제 성장 엔진의 재점화를 이끌겠다는 각오다. 전통시장 살리기와 국내 여행 가기 캠페인, 외국 관광객 유치 등 내수 활성화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동참하기로 했다.
사장단은 국회가 경제활성화 법안과 추경예산이 조속히 통과되도록 노력할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승철 전경련 상근부회장은 "지금 직면한 경제상황이 매우 어렵고, 이를 방치하면 경제비상사태에 직면할 수 있다"면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우리 기업인들이 먼저 나서 경제살리는 분위기를 만들 필요가 있었다"고 간담회 개최 배경을 설명했다.
간담회에는 이인용 삼성 사장, 공영운 현대자동차 부사장, 김영태 SK 사장, LG 조갑호 전무, 황각규 롯데 사장, 정택근 GS 사장, 금춘수 한화 사장, 두산 최광주 부회장, 장재영 신세계 사장 등 26개 그룹 임원진이 참석했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한국경제를 위기로 진단하고 정부 부처에 비상한 각오를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지금의 어려운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위축된 투자와 소비심리를 회복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우선 기업인들이 마음껏 투자할 수 있도록 추경을 비롯해 정부가 가진 모든 정책수단을 동원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