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예술인 마영애씨가 미국 뉴욕의 북한대표부 앞에서 또다시 '면전시위'를 벌였다.
마영애 미주탈북자선교회 대표는 12일 맨해튼 북한UN대표부 앞에서 최근 비무장지대 지뢰 불법 매설을 규탄하는 시위를 두시간동안 가졌다. 마 대표는 이날 미주탈북자인권협회 최은철 회장 등과 함께 북대표부 앞에서 오전 11시부터 시위를 벌이다 낮 12시25분 경 안명훈 북한 차석대사와 맞닥뜨렸다.
마 대표는 "처음엔 북한대표부에서 내가 시위를 하는 줄 몰랐다. 직원 한두명이 들락날락하면서 유엔에 나가있던 차석대사 일행에 전화로 얘기해준 것 같았다. 한 사람은 나를 피해 길 건너로 다른쪽으로 갔고, 외국사람들이 몰려올 때 숨어서 오는 사람이 있었는데 바로 안 차석대사였다"고 말했다.
마 대표는 "못본 척하다가 대표부 앞에 올 때 '지뢰폭발범 김정은을 처단하라'고 고함을 지르고 구호를 외쳤다. 사람들이 놀래서 쳐다보자 황급히 건물 안으로 달아나더라. 따라붙어 고래고래 소리쳤다"고 전했다.
마영애 대표는 "북한이 비무장지대에 불법 매설한 목함지뢰로 젊은 군인 두명의 다리가 절단됐다는 소식에 너무나 가슴이 아팠다. 왜 꽃다운 젊은이들이 저런 고통을 겪어야 하나? 정전협정을 위반하는 지뢰 매설 책임이 김정은에게 있다는 것을 북대표부에 분명하게 전달하기 위해 오늘 나왔다"고 밝혔다.
지난 2004년 미국에 온 마영애 씨는 지난 10여년간 북한대표부와 유엔본부 앞에서 북한 인권문제를 규탄하는 등 400차례 가깝게 시위를 벌였다. 2012년엔 유엔본부 앞에서 북한인권법 통과를 요구하는 100일 연속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그녀는 특히 북한의 주요 인사들 앞에서 감행하는 '면전 시위'로 유명하다. 북한의 역대 대사 및 차석대사는 물론. 고위 인사가 뉴욕을 찾을 때마다 코앞에서 피켓을 흔들고 구호를 외치는 것이다.
그냥 선 채로 시위를 하는게 아니라 피켓을 들고 쫒아가면서 소리치는 이른바 '진드기 시위'로 북한대표부 인사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기도 하다.
마 대표에게 가장 많이 시달린 주인공은 신선호 전 대사로 그는 2009년부터 2012년사이에 3차례 면전시위의 희생양(?)이 됐다. 특히 2010년엔 당시 동행한 한성렬 차석대사가 마 대표를 따돌리기 위해 자동차들이 달리는 대로를 횡단해 달아나자 따라붙는 등 영화의 한 장면과도 같은 '추격 시위'로 세간의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지난해 2월에는 신대사 후임으로 부임한 차성남 신임대사가 유엔에 출근하는 첫날, 돌아오다 마영애 대표에게 호된 신고식을 치르기도 했다. 같은 해 3월과 9월 북한 리수용 외상이 뉴욕을 방문했을 때도 어김없이 조우하는 등 지금까지 벌인 면전시위가 9차례에 달한다.
마영애 대표는 "지난해 9월 27일 리수용 외상이 친북인사들과 맨해튼 식당에서 모임을 가질 때 면전에서 또박또박 '리수용 북한외무상님, 유엔에서 연설하실 때 북한인권과 국군포로, 정치범수용소 문제 한마디도 거짓말하지 마시라우요'라고 했다. 당시 북한수행원들이 온갖 욕설을 하면서 죽일듯 덤벼들더라. 경찰도 있고 특수요원들도 있는데 안하무인이었다. 미국에서도 이러는데 다른데선 오죽할까 싶었지만 그들이 그럴수록 면전시위는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