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4일 자정 의정부 교도소를 출소한 이후 15일과 16일 이틀 연속 본사에 나와 경영 정상화와 경제 활성화를 위한 업무 파악에 들어갔다.
대기업 총수로는 유일하게 사면을 받은 최 회장은 국민과 정부에게 감사와 사죄의 뜻을 전하기 위해 하루빨리 경제 활성화 대책을 내놓기 위해 휴일임에도 출근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광복절인 15일 김창근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과 각 위원장 등과 함께 서울 서린동 SK사옥 사무실에 나와 경제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모색했다.
최 회장은 이번 사면으로 풀려나면서 측근들에게 "정부가 나를 풀어준 것은 경제 활성화를 위해 그만큼 역할을 해 달라는 요청이 아니겠냐"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출소 후 서린동 본사 모임은 상견례 성격이 강했다면 15일에는 경제 활성화를 위한 기본 방향을 논의했다는 점에서 공식 경영 활동의 첫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최 회장은 이날 오전 12시 40분께 서울 신설동 모처에서 장녀 최윤정 씨를 만난 후 오전 1시 30분께 서울 서린동 SK그룹 사옥에 도착했다. 지난해 해군에 자원입대한 차녀 최민정 소위를 제외한 노소영 관장과 막내아들 최인근 씨를 만나 1시간여 동안 가족 간의 대화를 나눴다.
이후 최 회장은 일요일인 16일에도 오전 10시30분께 회사로 출근, 업무 파악과 경영 전반에 대한 구상에 들어갔다.
최 회장은 "업무 등을 파악하려고 나왔다"면서 대외 일정에 대해서는 "오늘 (임원들과) 이야기를 해 보면 정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출소 후 그룹 경영을 살펴보니 잘하고 있느냐는 생각이 드느냐는 질문에는 "(구체적으로) 무엇을 하는지까지는 아직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전날인 15일에도 최 회장은 김창근 의장과 각 위원장, 그룹 내 일부 임원들과 함께 경제 활성화를 위한 기본 방향을 의논했다.
앞서 최 회장은 지난 14일 기자들에게 "그동안 업무 공백 기간이 길어서 업무 파악을 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김창근 의장 등이 최태원 회장에게 현황 파악을 하루빨리 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만든 것이다.
김창근 의장은 최태원 회장에게 개략적인 그룹의 위기극복 현황과 국가 경제 활성화 기여 방안, 창조경제혁신센터 등에 대해 설명하고 이에 대한 토론을 진행했다.
SK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은 하루속히 경영 정상화를 하겠다는 의지가 강할 뿐 아니라 주변에서도 이같이 바라고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면서 "최 회장은 그야말로 조만간 본격적으로 경영을 챙기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 시내 모처에 머물면서 건강을 추스르고 있는 최 회장은 지주회사인 SK 주식회사를 중심으로 각 계열사에 대한 대규모 투자와 함께 등기 임원 재등재와 현장 방문 등을 통해 본격적인 경영행보에 나설 방침이다.
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 공장이나 울산 SK에너지 컴플렉스,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 등을 첫 방문지로 선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더불어 최 회장은 오는 26일로 예정된 고(故) 최종현 선대회장의 추모식 행사(경기도 화성)에도 3년 만에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2013년 1월 법정 구속된 이후 2013년과 2014년 2년 연속으로 선친의 기일 행사에 참석하지 못했다.
SK는 "최 회장이 김창근 의장에게 어려운 상황 속에서 위기 극복을 잘해 준 구성원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면서 "앞으로 SK그룹이 경제 활성화에 전념하는 데 앞장서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