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톈진(天津)항 폭발 사고로 당국의 독성물질 방제 및 중화 작업이 한창인 가운데 외국 기업들이 톈진항 주변 시설 운영을 중단했다.
톈진항 대피 구역 인근에 공장을 운영하는 일본 자동차 회사 도요타가 17일 연 53만 대의 차량을 생산하는 생산설비 3개의 가동을 중단했다며 이날부터 최소한 오는 19일까지 중국 내 자사 생산 능력이 절반 이상 줄 것이라고 밝혔다.
폭발 사고 당시 폭스바겐, 도요타, 현대, 르노 자동차 등 외국 자동차 회사들이 항만에 주로 고가의 수입차 수천 대를 적치했었다.
톈진항이 중국 내 자동차 수입의 주요 항구여서 자동차 회사들이 큰 손해를 봤다. 독일 자동차회사 폭스바겐은 2700대, 르노는 1500대의 차량 손실을 봤다. 현대는 약 4000대의 차량 손실을 봤으며 주로 고급 차량을 항만에 적치했었다고 밝혔다.
일본 가전제품 제조사 파나소닉의 물류회사인 싱가마스 컨테이너 홀딩스와 미국 농기구 및 중장비 제조사 디어앤드컴퍼니도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다.
폭발사고 현장에서 5㎞ 떨어진 파나소닉 공장도 이날 직원 안전을 우려해 사무실을 폐쇄했다. 파나소닉 대변인은 임원들이 현재 18일 공장 문을 여는 문제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싱가마스 컨테이너 홀딩스는 이날 홍콩증권거래소에 폭발현장 인근 창고 2곳의 운영이 중단됐으며 직원들과 연락이 되지 않는다고 보고했다. 이 회사는 중국 사업에 심각한 피해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지는 않았다.
디어앤드컴퍼니도 폭발 현장에서 6㎞ 떨어진 공장의 생산을 중단했다며 정리 및 조사 작업을 마치면 이번주 작업을 재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유럽 항공기 제조사 에어버스는 폭발로 피해를 입지 않았다. 에어버스는 유럽 이외 지역에 처음으로 중국 톈진에 매달 4대의 A320을 생산하는 조립공장을 두고 있다.
에어버스 대변인 자크 로카는 이날 성명에서 “앞으로 폭발 사고 관련 손해에 대해 평가할 예정이나 톈진항 복구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톈진시 해사국은 이날 화물선 85척의 항만 접안이 연기 또는 취소됐었으나 현재 항만으로 들어오는 선박의 주요 물류 흐름은 정상이라고 밝혔다.
홍콩 라이너 운송협회의 로베르토 기자네타 사무총장은 “톈진항에 들어오는 일부 화물선이 인근 다른 항으로 우회해 물류비가 오르고 있으나 전반적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제한적”이라며 “컨테이너 및 화물의 피해가 광범위하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초기 단계에서 피해 규모를 예상하기 어렵지만, 이는 보험회사들에 부담이 될 것”이라며 “항만 운영은 서서히 재개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