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보코하람의 습격으로 주민 150여명이 사망했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나이지리아 북동부 요베주(州) 주도 다마투루로부터 50㎞ 떨어진 쿠쿠와-가리 마을에서 자동차와 오토바이를 몰고 온 수십 명의 보코하람 대원들이 갑자기 총격을 가했다고 한 주민이 제보했다고 AFP는 18일 보도했다.
현지 목격자들에 의하면 당시 주민들은 총격을 피해 강물에 뛰어들었다가 익사하거나 총격을 받고 숨지는 등 모두 150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
마을 주민인 모두 발루미는 "보코하람 대원들이 갑자기 총격을 퍼부어 주민들이 달아났다. 몇몇 사람을 총에 맞아 죽였으며 많은 주민이 폭우로 불어난 강물에 뛰어들었다가 익사했다"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약 150명이 총에 맞거나 혹은 강물에 빠져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말하며 "그들은 강물에 떠내려가는 사람들을 구하려던 한 어부를 정조준해 사살하기도 했다"라며 참상을 전했다.
발루미는 강에서 수 ㎞ 아래에 있는 마을 주민들이 시신들을 수습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사건은 지난주 13일에 발생했지만 보코하람이 마을 주변 통신설비를 모두 파괴해 소식이 늦게 전해진 것으로 파악됐다.
또 다른 목격자인 부카르 티자니도 사망자 숫자를 확인했다고 말하며 "대부분 주민, 특히 여성과 어린이들이 어찌할 바를 몰라 강물로 뛰어들었다"라고 말했다. 티자니는 주민들은 대원들이 추격하며 총을 쏘자 당황한 나머지 물이 불어 유속이 빠른 강에 뛰어들었다고 덧붙였다.
사건 발생 지역 정부 관계자는 보코하람의 공격은 확인했지만, 사망자 숫자는 50명 정도라고 다르게 전했다.
보코하람은 지난 7월31일 구즈바 지역의 쿠쿠와-가리 마을에도 습격해 10명의 주민이 사망했다. 당시 무장괴한들은 가옥에 불을 지르고 식량 저장고와 가축들을 불태우기도 했다.
또한 지난 2013년 9월에는 같은 지역의 한 농업대학 기숙사에서 잠자던 수십 명의 학생이 목숨을 잃었으며 작년 2월에는 인근 부니 야디 타운에서 한 기숙 고등학교 학생 수십 명이 괴한들의 총격에 희생됐다.
당시 보코하람은 이 두 사건 모두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 5월29일 나이지리아 대통령에 취임한 무함마두 부하리 대통령은 취임과 동시에 보코하람 격퇴를 공약했으며, 최근 군 수뇌부를 교체하며 석 달 안에 보코하람을 완전히 소탕할 것을 주문했다.
이에 따라 나이지리아, 차드 등 5개국으로 구성된 총 8700명의 지역 연합군이 곧 실전에 배치될 예정이며 이드리스 데비 차드 대통령 또한 최근 보코하람이 연말까지 완전 격퇴될 것으로 전망했다.
데비 대통령은 또한 보코하람의 "잔혹한 지도자 아부바카르 셰카우는 더이상 보코하람을 이끌고 있지 않다"고 말하며 조직의 새로운 지도자는 마함마트 다우드라고 말했다.
셰카우는 그러나 지난 16일 공개된 음성 메시지를 통해 다시 등장, 차드 대통령을 '위선자'에다 '폭군'이라고 비난하며 자신의 건재함을 과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