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남 신동주는 일본 롯데홀딩스 임시 주주총회 완패에도 불구하고 경영권에 대한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다만 신 전 부회장은 귀국 이후 뚜렷한 반격의 카드 없이 두문불출이다. 현재 상황만 놓고 보면 앞으로 나아갈 수도 없고 뒤로 물러설 수도 없는 '진퇴양난'에 빠져있는 형국이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신 전 부회장은 부친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집무실 겸 숙소로 사용하고 있는 롯데호텔 34층에 머물고 있다.
주주총회에서 별다른 힘을 발휘하지 못한 만큼 소송 등을 통해 분위기 전환을 노릴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재계 관계자는 "신 전 부회장은 롯데호텔에서 부친 신 총괄회장 곁을 지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현재 벼랑끝에 내몰린 만큼 재기를 위해서 신 촐괄회장의 신뢰를 얻고 설득해야 하는 숙제를 떠안고 있다"고 관측했다. 더 이상 밀려나면 갈 곳 없는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될 수 밖에 없는 최후의 행보라는 시각이다.
실제로 신 전 부회장이 주주들의 지지를 얻는데 실패한 것이 확인된 상황에서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소송전으로 좁혀진다.
신 회장이 롯데홀딩스와 L투자회사 대표이사에 오르는 과정에서 절차상 문제점이 있는지 파고들 것으로 관측된다.
그는 롯데홀딩스 임시 주주총회 후에도 경영권에 대한 의지가 꺾이지 않았음을 내비쳤다.
신 전 부회장은 신 회장이 L투자회사 대표이사에 오른 것을 아버지인 신 총괄회장이 몰랐다고 주장해 왔다. 신 전 부회장은 지난 7일 일본으로 출국하면서 "일본에서 신 회장을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앞서 17일 신 전 부회장은 롯데홀딩스 주주총회 이후 "친족 간 의견 차이로 여러분에게 큰 불안을 안겨드려 마음 깊이 사죄드린다"며 "앞으로도 동료 사원 및 거래처 여러분과 함께 나아가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퇴진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한 것. 여기에서 '사원'은 롯데홀딩스 지분의 3분의 1을 가진 종업원지주회사다.
당시 주주총회를 앞두고 신 전 부회장이 반격 카드를 준비한 것 아니냐는 전망도 있었지만 신 회장 측이 상정한 안건은 별 진통 없이 모두 통과됐다.
일각에선 "신 전 부회장이 소송이나 임시 주총 재소집 등을 추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이번 롯데일가의 경영권 분쟁의 완전 마무리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