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는 7일(현지시간) 4% 가까이 떨어지면서 약세를 나타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장대비 배럴당 1.79달러(-3.89%) 떨어진 44.26달러에 마감했다. ICE유럽선물시장에서 브렌트유 10월 인도분도 배럴당 1.98달러(-3.99%) 하락한 47.63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유가는 러시아 당국자들이 감산 가능성을 부인하는 발언을 한 데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하락폭을 키웠다.
이고르 세친 로스네프티 회장은 7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파이낸셜타임스(FT) 주최 행사에 참석해 "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황금기가 끝났다는 사실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로스네프티 등 러시아 원유 및 천연가스 회사들을 " 외국인들이 많은 지분을 가진 민간회사"로 주장하면서 "러시아 정부가 OPEC 정부들처럼 석유업계를 좌지우지할 수없다"고 말했다. 부총리를 역임한 세친 회장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 중 한 명이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8월 말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유가 안정화를 목적으로 대화를 갖기로 한데 이어 지난 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전승절 기념식에서 만나 유가 안정화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의 측근인 로스네프티 회장의 발언으로, 시장에서는 러시아가 OPEC과 공조해 감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가진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앞서 지난 주 아르카디 드보르비치 부총리 역시 러시아가 OPEC 회원국이 아니라는 이유로 " 인위적으로 생산량을 줄일 방법이 없다"고 밝힌 바있다.
한편 세친 회장은 7일 미국산 셰일가스 가격 하락을 지적하면서, 12~18개월 내 유가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석유산업이 안정화하기 위해서는 유가가 배럴당 70달러 회복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