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실시되는 싱가포르 조기총선에서 장기 집권한 인민행동당의 독주가 이어질지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싱가포르 야당 노동당 당수인 실비아 림이 주목을 받고 있다.
싱가포르 국부인 리콴유 전 총리가 창당한 인민행동당은 싱가포르가 말레이시아에서 독립한 1965년 이래 한 번도 정권을 놓치지 않았다. 림은 경찰로 재직하다가 교사가 됐으며 이후 다시 정치인으로 변신해 38살때인 2003년부터 노동당을 이끌어오고 있다.
싱가포르의 노동당은 2001년 총선 때만 하더라도 유권자들로부터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노동당의 실질적인 리더였던 J.B 제야레트남은 인민행동당으로부터 잇따른 소송에 휘말리면서 지도력을 상실했다.
11일 치러지는 총선에서 인민행동당이 집권 기간을 5년 더 늘릴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지만 지난 50년내 가장 열띤 접전 분위기 속에서 야당의 선전을 점치는 유권자들도 적지 않다.
기술자인 분 스위 헹(59)은 "인민행동당은 야당을 거의 무시하고 있다"며 "그들과 다른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용기와 배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림의 연설을 듣는 것을 좋아한다. 그녀는 교육이나 열차의 잦은 고장 등 싱가포르인들의 삶 또는 나의 삶과 직결되는 이슈들에 대해 이야기한다"라고 설명했다.
노동당은 생활비 문제, 소득 불균형, 표현의 자유 제한 등을 선거 이슈로 부각시키면서 유권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노동당은 이민자 유입으로 저소득층뿐만 아니라 중산층, 부유층까지 영향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민행동당 정부는 외국인들의 투자를 유도하고 경제적 자유를 활성화하는 방식으로 경제 성장을 이끌어냈다. 또 교육을 중시하고 엄격한 사회규율을 적용했다. 싱가포르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5만6287달러로 아시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로 꼽히고 있다.
싱가포르인들의 생활 수준은 높아졌지만 표현의 자유는 여전히 제한돼 있으며 주류 방송은 정부가 장악하고 있다. 이 밖에 일부 야당 인사들은 수감돼 있다. 2000년까지 집회와 시위 자체가 보장되지 않았으며 이후 법이 완화됐다.
전체 84석의 의석 중 7석을 확보하고 있는 노동당은 조기총선에서 28석을 얻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싱가포르 조기총선에서는 29개 선거구에서 의원 89명을 뽑으며 야당들은 모든 지역구에 후보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