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9일(현지시간)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쏟아져들어오는 난민을 수용하기 위해 고투하고 있는 유럽의 동맹국들을 돕기 위해 미국도 기꺼이 난민 수용 인원을 늘리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고 AP 통신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케리 장관은 이날 의회에서 비공개 면담을 마친 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인도주의적인 문제에서 미국이 주도적인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는 시리아와 유럽의 위기에 대해 특별히 관리할 수 있는 난민 규모를 열심히 찾고 있다"며 "지금 충분히 심사숙고 중"이라고 말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케리 장관은 이날 상하 양원의 법사위원회 의원들을 만났다. 그러나 국무부는 추가 난민 수용 규모에 대한 구체적인 수치는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abc방송, 월 스트리트 저널(WSJ) 등 미 현지언론들은 난민이 5000명 정도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렇게 될 경우 미국의 난민 규모는 연간 7만 명에서 7만5000명으로 늘게 된다.
WSJ는 의회 보좌관들을 인용, 미국이 내년부터 최소한 5000명의 난민을 늘릴 계획이며 급증하는 글로벌 난민 위기에 대응해 수천명을 더 늘리는 방안을 잠정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보좌관은 WSJ에 케리 장관이 추가 난민 수용 인원과 관련해 승인을 요청하기 위해 의회를 다시 찾을 것이라며 케리 장관은 올해 난민 수용인원보다 3만 명 많은 10만 명을 제안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abc방송은 국무부 관리가 증가하는 난민 수를 확인해줬다면서 의회에서 연간 난민 규모를 총 7만5000명으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케리 장관과 비공개 면담을 가진 민주당 의원들은 오바마 행정부의 난민 확대 수용 방침에 환영의 뜻을 나타내며 앞으로 더 많은 지원에 나서도록 독려했다.
민주당과 일부 공화당 의원, 인권단체들은 오바마 행정부가 더 많은 난민, 특히 시리아 난민을 미국으로 이주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반면 공화당의 상원의원인 척 그래스레이 상원 법사위원장은 "오바마 행정부가 내년에 수 천명의 시리아인을 더 많이 수용하고자 한다면 미국은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수많은 시리아 난민 수용에 동의하기 전에 오바마 행정부는 국가 안보를 보장하기 위해 필요한 예방 조치를 취할 것을 미국인들에게 증명하는 것이 최우선"이라며 "특히 이슬람국가(IS)와 같은 무자비한 테러 집단이 미국으로 입국해 미국인을 해칠 수도 있다"고 경계했다.
미 정보당국도 난민을 무분별하게 대거 수용할 경우, 극단주의자들이 난민으로 가장해 침투할 가능성이 높아 잠재적인 장애물로 보고 있다.
제임스 클래퍼 미국 국가정보국장은 9일 워싱턴에서 열린 한 회의에서 "IS가 난민으로 위장해 잠입하거나 난민을 환영하는 일부 유럽 국가에 테러리스트를 심어 놓는 시도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인권단체들은 미국이 내년에 시리아 난민 10만 명을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2011년 시리아 내전이 시작된 이후로 400만 명 이상의 시리아인들이 본국을 떠났다.
미국은 시리아 내전 4년 동안 난민 1500명을 수용했고 올해 9월 말까지 300명이 더 늘어날 것으로 WSJ는 예측했다. abc방송은 난민 1500명 중 1300명은 올해 1월 이후 발생했으며 미국 정부는 올해 회계연도 말까지 1800명을 수용하길 희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2016년부터 연간 7만5000명의 난민을 수용하더라도 여기에는 동남아시아의 난민 3만3000명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시리아 난민을 대거 끌어안기를 바라는 국제사회의 기대치에는 못 미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국무부 고위 관리는 "미국은 시리아 위기에 대응해 2011년 이후 41억 달러를 인도주의적으로 지원한 가장 큰 원조국"이라며 "많은 사람들이 시리아 위기의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에 미국의 우선 순위는 시리아에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며 가능한한 다른 국가들에게도 미국처럼 원조를 제공하도록 장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