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이 브랜드 사용 명목으로 계열사로부터 거둬들이는 브랜드 수수료가 많게는 한 해 수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소유권이 명확하지 않아 내부 부당지원이 의심되고 있다.
16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기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 따르면 SK, LG, GS, CJ, LS 5개 지주회사의 브랜드 수수료는 2010년 4700억원에서 2014년 6710억원으로 40% 증가했다.
기업별로 5년간 거둬들인 브랜드 수수료는 SK 9500억원, LG 1조3200억원, GS 3500억원, CJ 2290억원, LS 1140억원으로 총 3조원에 달했다.
브랜드 수수료는 통상 브랜드 소유권을 가진 회사와 브랜드 사용회사 간의 계약이나 외부감정평가 등을 통해 징수하고 있는데, 국내 대기업들의 경우 브랜드 소유권이 누구에게 있는지 명확하지 않은 상태다.
한화건설, 한화케미칼, 한화손해보험, 한화생명보험 등 4곳은 지난 7월부터 2016년까지 (주)한화에 784억여원의 브랜드 수수료를 물어야 한다. (주)한화는 김승연 회장 일가가 31.8%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또 한국타이어 월드와이드는 자회사인 한국타이어로부터 지난해 매출의 0.5%(490억원 상당)를 브랜드 수수료로 징수한 바 있다. 한국타이어 월드와이드는 조양래 회장 일가가 지분의 73%를 소유하고 있는 지주회사다.
따라서 재벌 총수 일가가 주요 주주로 있는 지주회사를 통해 자회사들로부터 브랜드 수수료라는 명목으로 과도한 수수료를 징수해 실질적으로 부당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김 의원은 "공정위는 현재 브랜드 수수료 수취현황, 금액 결정기준 및 상표권 소유관계 등을 파악하고, 부당지원 가능성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며 "브랜드 수수료 명분으로 재벌 총수일가의 사익 추구 수단이 되지 못하도록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