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일·러 외상 회담…러, 쿠릴영토 문제 협상 거부

러시아와 일본간 영토 분쟁을 벌이고 있는 남쿠릴열도(일본명 북방4도)에 대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타협을 거부했다고 22일 아사히(朝日)신문이 보도했다. 

러시아 방문 중인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상은 21일 오후(현지시간)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회담을 가졌다. 회담 후 라브로프 장관은 "쿠릴열도(일본명 북방영토) 문제에 대해서는 협의하지 않았다. 협의한 것은 평화조약 체결 문제다"며 일본과 쿠릴열도 문제에 대한 협상 자체를 거부하는 자세를 분명히 했다.

러시아와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아직 평화조약을 체결하지 않고 있다. 일본은 조약 체결 전제조건으로 러시아가 실효 지배하고 있는 쿠릴열도의 4개 섬(남쿠릴열도)을 반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는 이 섬들이 2차 세계대전 종전 뒤1951년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 등에 따라 러시아에 귀속됐다며 맞서고 있다.

라브로프 장관은 "일본은 제2차 대전 이후의 역사의 현실과 유엔헌장을 받아들여야 한다"라고 말했다. 제2차 대전 결과, 남쿠릴열도는 러시아의 소유가 됐으며 패전국 일본이 이의를 제기할 자격은 없다는 강경한 주장이다.

일본 측이 연내의 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는 푸틴 대통령의 방일 일정도 정하지 못했다. 푸틴 대통령의 방일은 지난해 가을 이루어질 예정이었으나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인한 양국 간 갈등으로 연기됐다. 

단지 두 장관은 중단됐던 평화조약체결 문제에 대한 외무 차관급 회담을 10월 8일 모스크바에서 연다고 발표했다.

또 이달 19일에 성립한 안보법안에 대해 라브로프 장관은 "일본의 헌법 해석 변경에 주변국이 우려를 표시하고 있음을 주시하고 있다"며 일본 측을 견제했다.

기시다 외상은 회견에서 "(남쿠릴열도에 대해) 양측에 수용 가능한 해결책을 마련하는 대화를 계속되어야 한다. 그런 인식은 라브로프 장관과 공유했다"며 성과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쿠릴열도(일본명 북방영토)는 일본의 홋카이도(北海道)와 러시아의 캄차카반도를 잇는 1300㎞의 도서군으로 약 56개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중에서 쿠릴열도 도서 중 최남단의 2개 섬과 홋카이도 북쪽의 2개 섬을 남쿠릴열도라 부르며 이에 대해 일본과 러시아는 영토분쟁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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