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을 제외한 대부분의 조선업체들이 추석을 앞두고 임금협상을 마무리했다. 이른바 '조선 빅3' 중에서는 현대중공업만 남았다.
대우조선해양 노동조합은 24일 전체 조합원 7171명 중 6865명이 참여한 가운데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를 통해 63.2%(4340명)의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25년째 무분규 타결이다.
대우조선 노사는 전일 정기 승급분(2만3070원) 이외의 기본급을 동결하는 대신 고정급 수당(품질향상장려금) 3만원을 지급하는 것을 골자로 한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잠정합의안에 따르면 경영위기 조기극복 격려금·교섭타결 격려금 등으로 기본급 250%와 현금 230만원, 자사주 150주 등을 지급한다. 노조가 요구한 협력업체 처우개선책도 포함됐다.
현대중공업 계열사인 현대미포조선도 이날 임금협상을 마무리했다. 전체 노조 조합원 2812명 중 2710명이 찬반투표에 참여해 찬성 59.2%(찬성 1603명)로 잠정 합의안을 가결했다.
현대미포조선 노사는 기본급 2만3000원 인상, 격려금 100%+150만원 지급, 성과급 지급기준 상향 조정, 사내 근로복지기금 10억원 출연, 임금체계 개선을 위한 노사공동위원회 구성 등에 합의했다.
삼성중공업은 '조선 빅3' 중 가장 먼저 임금협상을 마무리했다.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는 지난 10일 기본급 0.5% 인상과 격려금 450만원 지급 등을 골자로 한 잠정합의안을 찬성 70.3%(3623명)로 가결했다. 투표에는 전체 조합원 93.4%인 5155명이 참여했다.
STX조선해양, 성동조선해양, 한진중공업 등 중형 조선사들도 임금동결을 골자로 한 임금협상을 마무리했다.
반면 현대중공업 노사는 23일 교섭에서 잠정합의안을 마련하지 못해 추석 전 타결이 불발됐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올해 임금협상에서 임금 12만7560원 인상, 성과금 250%+α, 직무환경수당 100% 인상, 성과연봉제 폐지, 고용안정협약서 체결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조선경기 불황과 실적 악화를 이유로 임금동결과 격려금 100%+100만원을 고수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추석연휴 이후 임금협상을 이어간다는 입장이지만 난항이 예상된다. 23일 교섭에서 노사는 상호 입장 차이만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노조 집행부 임기가 11월말로 끝나 선거체제로 들어가는 점도 타협을 이뤄내는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노조는 선거와 단체교섭을 동시에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