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4일(현지시간)미국 워싱턴에 도착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의 비공식(실무) 만찬 등 현지에서의 일정에 들어갔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언론은 이날 저녁으로 예정된 비공식 만찬은 최근 양국 사이 긴장 관계 수위를 낮추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WSJ은 벤 로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수석 부보좌관의 말을 인용, "오바마 대통령이 이날 비공식 만찬에서 시 주석에게 북한 위기 등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두 나라가 협력할 것을 제안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로즈 부보좌관은 "오바마 대통령이 물러서서 전략적 맥락을 살펴보고 갈등과 차이를 인식하는 것은 물론 양국이 협력할 수 있는 다음 분야의 기회를 찾으려고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날 백악관 영빈관인 블레어하우스에서 열리는 비공식 만찬에는 양국 정상 부부와 핵심 측근 약간 명만 배석한다. 이번 만찬은 다음날 정상회담에서 다뤄질 치열한 대립이 예상되는 현안 대신 협력이 가능할 사안을 둘러싼 대화가 오고 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시 주석과 오바마 대통령의 특별한 친분이 냉랭한 기류가 감도는 정상회담에서 의미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미·중 양국은 공개적으로는 사이버 안보, 남중국해 영유권, 중국 인권 등 문제를 둘러싸고 첨예하게 대립각을 세우고 있지만 두 정상은 개인적으로 지난 2009년 이후 그동안 모두 6번이나 만날 정도로 사적인 친분이 깊다.
만남의 횟수뿐만 아니라 내용 면에서도 역대 미·중 정상들의 관계를 뛰어넘었을 뿐만 아니라 교감의 깊이 등에서도 남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013년 6월 오바마 대통령과 시 주석은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휴양지 랜초미라지 서니랜즈에서 넥타이를 풀고 셔츠 차림으로 만나 친구처럼 산책하는 모습을 보여준 바 있고. 작년 11월 시 주석은 오바마 대통령을 중난하이의 안뜰로 초청해 달빛 아래 산책을 하며 장시간 회담하는 파격 외교를 선보였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임기 말에 접어든 오바마 대통령이 시 주석과 의미 있는 미중 관계를 구축할 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각과 함께 시 주석이 이미 차기 대권을 주목하기 시작했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크리스토퍼 존슨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중국 담당은 "시 주석이 이 시점에서 오바마 행정부에 투자하는 데 큰 가치를 두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백악관은 24일 시 주석을 위해 특별히 신경을 써서 준비한 국빈만찬 메뉴를 사전공개했다. 백악관은 '양고기 매니아'로 알려진 시 주석을 위해 양고기구이가 주 메뉴인, 중국의 맛과 미묘한 차이가 있는 미국 요리를 준비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