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베이너 미국 하원의장의 전격적인 조기 사퇴 발표를 계기로 차기 의장직을 둘러싼 공화당 내의 경쟁이 벌써부터 가시화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CNN은 하원 내 공화당 2인자인 케빈 매카시(캘리포니아주) 하원 공화당 원내대표가 현재는 가장 유력시되고 있지만, 이번 기회에서 하원 의장직을 차지하려는 경쟁자들이 지지세력을 모으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베이너 의장은 지난 25일 성명을 통해 "지난해까지만 의장직을 수행할 계획이었다"고 밝히면서 "리더십 혼선의 장기화가 의회에 되돌릴 수 없는 상처를 줄 것으로 판단해 10월말 하원의장직에서 물러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베이너 의장은 최근 이란 핵합의를 의회에서 무력화하는데 실패했고, 오바마 케어 등 각종 이슈에서 지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베이너는 하원 의장직은 물론이고 하원의원직에서도 물러날 예정이다.
베이너 의장은 내년 예산안을 둘러싼 민주당 및 버락 오바마 정부와의 갈등으로 또다시 연방정부 폐쇄(셧다운)사태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점에 상당한 부담을 느껴왔던 것을 전해졌다. 만약10월 1일부터 시작되는 2016회계연도 전까지 하원이 예산안을 통과시키지 않을 경우 연방정부폐쇄 사태가 불가피해진다. 베이너 의장은 폐쇄를 피하고 싶어하는 반면 티파티 등 보수파 의원들은 정부폐쇄를 불사 하더라도 가족계획예산을 폐기시키라며 베이너를 압박해왔다.
25일 베이너는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후임에 대해 " 차기 하원의장을 뽑는 투표에는 참여하지 못하겠지만, 케빈 맥카시 하 원내대표가 훌륭한 의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하원의장직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 공화당 하원의원은 패트릭 맥켄리(노스 캐롤라이나), 스티브 스칼리즈(루이지애나), 캐시 맥모리스 로저스(워싱턴), 톰 프라이스(조지아), 마크웨인 멀린(오클라호마) 등이다. 이중 스칼리즈 의원은 만약 맥카시가 하원의장이 된다면 나는 하원 원내대표를 맡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공화당 내 극보수파인 티파티 의원들은 이번 기회에 하원의장직을 티파티 의원이 차지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티파티 계열인 팀 헐스캠프(캔사스) 하원의원은 "오늘 (공화당 내)기성체제는 패배했다"면서 , 티파티가 곧 하원의장 후보를 추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