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교황, 워싱턴 방문 때 동성결혼증 발급 거부 미 법원서기 접견

프란치스코 교황이 동성커플의 결혼허가증 발급을 거부해 법정모독 등의 혐의로 구속됐던 켄터키 주 로완 카운티의 법원 서기 킴 데이비스를 지난 24일 미국 워싱턴에서 비밀리에 접견한 사실이 공개됐다. 

뉴욕타임스(NYT)는 30일(현지시간) 데이비스의 변호사를 인용해 교황이 지난 24일 워싱턴의 교황청 대사관에서 데이비스 부부를 15분간 접견하고 격려했다고 보도했다. 

변호사는 동성커플 결혼허가증 발급 거부를 둘러싼 미국내 논란에 대해 잘 알고 있던 교황청 관리들이 교황과 데이비스의 만남을 주선했다고 밝혔다. 또 교황이 데이비스와 남편에게 묵주 2개를 선물로 주면서 영어로 "강하게 지내라(stay strong)"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데이비스는 교황에게 자신을 위해 기도를 해달라고 청했고, 교황도 데이비스에게 자신을 위해 기도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변호사는 전했다. 데이비스는 오순절파 기독교 신자이다. 

변호사는 교황과 데이비스 간의 만남을 뒤늦게 공개한 이유에 대해, 교황청이 두 사람의 만남에 과도하게 관심이 쏠릴 것을 우려해 교황의 귀국 이후 공개를 원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앞선 교황들에 비해 동성애에 대해 비교적 포용적인 태도를 취해왔다. 교황은 동성애자들에 대해 "내가 어찌 심판하겠는가"라고 언급했는가 하면, 지난해 주교회의 임시총회에서는 “동성애자들도 기독교 공동체에 헌신할 재능과 자질이 있다”는 문구를 중간 보고서에 삽입했다가 최종적으로 삭제한 적도 있다. 따라서 교황이 '종교적 양심'을 내세워 동성커플에 결혼허가증을 내주지 않아 미국 사회에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데이비스를 만났다는 사실에 시선이 쏠릴 수밖에 없다. 

교황은 바티칸으로 돌아가는 전용기 내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데이비스 케이스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이 나오자,데이비스의 이름을 언급하지는 않은채 "양심적 거부는 모든 인간이 지닌 권리"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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