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러 크루즈 미사일 발사는 미국에 대한 조롱과 허세"

러시아 해군이 7일(현지시간) 카스피해 군함에서 1500㎞ 떨어진 시리아에 장거리 크루즈 미사일을 발사한 것과 관련, 서방 군사전문가들은 '허세(bravado)'를 부린 것이라고 깎아내렸다.

미 군사전문지 밀리터리타임스는 "러시아가 시리아의 목표물을 타격하기 위해 카스피해 해군기지에서 1000㎞ 이상 장거리 크루즈 미사일을 사용한 것은 미국을 조롱하기 위한 군사력의 과시"라고 전문가들을 인용, 보도했다.

러시아가 발사한 '칼리브르' 크루르 미사일의 최고 시속은 약 980㎞(마하 0.8)로 고도 50m에서 비행해 표적 3m 이내로 정밀 격추시킬 수 있다. 미국의 토마호크미사일(Tomahawk Missile)과 성능이 거의 비슷하고 때로는 '항공모함 킬러(carrier killer)'로도 불린다.

러시아는 이 크루즈 미사일을 7일 하룻동안에만 26발이나 발사하며 대외적으로 해군의 군사력을 과시했다.

미국 워싱턴의 전쟁연구소 선임분석가인 크리스토퍼 하머 전 해군 사령관은 "이것은 분명히 허세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러시아는 시리아의 라타키아 공군 기지에 배치한 전투기 수십대를 동원해 쉽게 공습할 수 있다. 

하머 전 사령관은 러시아가 해군 군함에서 지대지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처음이라고 지적하면서 "러시아의 전투 시나리오에는 시위(demonstrating)도 포함돼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제프 데이비스 미 국방부 대변인은 "러시아는 미사일을 발사하기 전 미국에 통지하지 않았다"며 "미사일 공습은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정부군과 싸우는 반군을 목표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밀리터리타임스는 러시아가 크루즈 미사일을 발사함으로써 해군의 군사력을 과시했을 뿐만 아니라 중동 지역에서의 새로운 반미 동맹을 강조하려 했다고 분석했다. 이 매체는 그 이유로 미사일의 비행 경로가 이란과 이라크의 영공을 모두 통과한 점을 주목했다.

두 나라의 군 방공망과 민간 항공 교통 관제 시스템과 충돌하지 않기 위해서는 사전에 러시아가 이란과 이라크 정부의 허가를 받았을 것이고, 이는 곧 세 나라 사이의 깊은 신뢰감을 방증한다는 것이다.

미국 정책연구기관 미국외교정책회의(AFPC)의 러시아 전문가인 스티븐 블랭크는 "다시 말하지만, 우리는 러시아와 이란·이라크 동맹을 보고 있다"며 "그들은 미국 정부가 중동에서 하는 모든 일을 거부할 수 있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한편으로는 러시아 해군의 미사일 공습은 시리아 내 작전의 단계적 확대를 나타내는 신호라고 블랭크는 지적했다. 

미국의 전투기는 매일 시리아 영공을 비행하며 이슬람국가(IS)를 공습하지만 지난달 말부터 러시아가 공습을 개시하면서 미군의 항공 작전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미러 양국은 공중에서 사고 또는 대치를 피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

지난 주 러시아는 미군의 항의에도 불구하고 시리아 반군에 대해서도 공습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정규군이 아닌 '자원병 부대(volunteer unit)'를 보내 시리아의 지상 작전을 수행할 가능성이 높다. 

블랭크는 "러시아의 시리아 작전은 또 다른 형태의 제병(諸兵)연합부대로 이뤄져 있다"며 "이는 러시아의 세력투사능력(power projection capability)을 보여준다. 이것은 '당신은 약하고 나는 강하다. 나는 모든 걸 할 수 있고, 당신은 그것에 대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생각하는 푸틴의 오만함이다"라고 했다.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