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형인 신동주 전 부회장의 소송과 관련해 12일 "롯데의 경영투명성 제고와 기업구조 개선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행위"라고 말했다.
아울러 신 회장은 "저는 이에 흔들리지 않고 정상적인 경영활동에 집중하겠다. 앞으로도 국가 경제에 이바지하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이날 오전 인천 중구 운서동 롯데면세점 제2통합물류센터에서 열린 '상생 2020' 선포식에 참석해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은 여러분들에게 약속한 경영 투명성 제고와 기업구조 개선을 통해 롯데를 국민에게 사랑받는 기업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신 회장은 신 전 부회장 측이 자신을 비방한 것에 대해 해명을 늘어놓기 보다는 '정공법'을 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향후 법정 공방에서 경영권 분쟁을 마무리하겠다는 의도다.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을 둘러싼 첫 번째 재판은 오는 28일 열린다.
한편 신 회장은 이날 최근의 소송에 대해 특별한 발언을 하지 않았다. 다만, 경영 투명성 제고와 기업구조 개선을 추진하는 데 전력을 다할 것을 시사했다.
업계 관계자는 "서울시내 2곳의 면세점 중 1곳이라도 다른 곳에 빼앗길 경우 향후 호텔롯데의 상장 계획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면세점 수성에 올인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신 회장이 신 전 부회장 측이 제기한 문제들에 대해 사실상 대응하지 않겠다고 한 이유는 이미 그룹을 장악하고 있다는 자신감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유통업계 관계자는 "법정 공방이 한두 달 사이에 끝날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신 회장은 하반기 면세점 수성에 올인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라며 "면세점을 수성할 경우 신 회장의 그룹내 입지는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최근 신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신격호 총괄회장으로부터 받은 위임장을 앞세워 신동빈 회장을 비롯해 한국 롯데그룹, 일본 롯데홀딩스를 상대로 법적 소송을 제기했다.
신 전 부회장은 신동빈 회장의 지나친 욕심으로 인해 롯데가에서 경영권 분쟁이 발생하게 됐고 이를 원상태로 돌려놓기 위해 법적 소송이 불가피하다는 정당성을 내세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