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러 전투기 격추 지시 논란…러·英 외교 갈등

런던 주재 러시아 대사, 英외무부에 해명 요구

영국 공군 조종사가 중동 지역에서 이슬람국가(IS) 공습 작전 수행 중 러시아 전투기를 격추시킬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았다는 영국 타블로이드 매체의 보도를 놓고 양국이 외교 마찰을 빚고 있다.

12일 BBC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는 11일(현지언론) 주(駐)모스크바 영국대사관의 국방무관을 초치해 자국 전투기에 대한 영국 공군의 격추 명령 보도에 관한 해명을 요구했다.

이와 별도로 영국 런던 주재 알렉산드르 야코벤코 러시아 대사는 영국 외무부에 보도 내용에 대해 긴급히 설명해줄 것을 요구했다.

앞서 영국 데일리스타선데이(Daily Star Sunday)는 익명의 국방부 고위 소식통을 인용, "영국 전투기가 이라크 상공에서 러시아 제트기와 대치하는 건 단지 '시간의 문제(a matter of time)"라고 전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영국 공군의 전투기 '토네이도'가 이라크에서 공중전을 위해 열추적 미사일을 장착했다고 보도했지만, 영국 외무부는 "부정확한 보도"라며 부인했다.

그러나 러시아 국방부는 모스크바 주재 영국대사관의 국방무관을 불러 격추 보도의 진위에 대해 따졌다.

이 자리에서 영국 국방무관은 러시아의 시리아 폭격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

영국 외무부 대변인은 "우리측 국방무관이 합법적인 반군을 겨냥해 비(非)유도 무기를 사용하고 상당수 민간인의 사망을 초래하는 러시아의 군사작전에 대해 영국 정부의 우려를 재차 강조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지난달 30일부터 IS 격퇴를 명분으로 미국을 주축으로 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연합군과는 달리 독자적으로 시리아 공습에 참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러시아 군이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을 반대하는 온건파 반군을 타깃으로 폭격을 가하고 있다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역시 "러시아 군은 IS 무장세력과 시리아 대통령에 대해 싸우는 다른 세력을 구별하지 않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반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11일 러시아 국영 방송(Rossiya One TV)을 통해 온건파 반군에 대한 폭격을 부인하면서 "시리아에서 정치적 타협을 위한 상황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푸틴은 "러시아의 (공습)목적은 시리아 정부의 안정화"라며 "아사드 정권에 대한 러시아의 지원이 없다면 시리아는 테러단체가 넘쳐나는 위험에 빠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푸틴은 "다른 나라들도 악(테러리즘)에 대항하는 노력을 결집시켜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영국과 러시아의 대표적인 전투기가 실제 공중전을 벌일 경우 '객관적인' 전력은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일간 미러(Mirror)에 따르면 토네이도는 조종사 2명이 탑승하며 길이 54.1피트, 높이 19.5피트, 최고속도 시속 1490마일, 비행거리 870마일의 성능을 지니고 있다.

러시아의 미그(MiG)-29 전투기는 승무원이 1명 탑승하고 길이 57피트, 높이 15.6피트, 최고속도 시속 1490마일, 비행거리 888마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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