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시리아 난민 수용 정책을 둘러싸고 독일내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BBC는 독일 함부르크에서 난민촌 신설 반대 청원운동이 일어나는 등 이른바 '메르켈 브랜드'가 압박받고 있다고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BBC에 따르면, 지난 11일 함부르크에서는 난민촌 신설을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이날 시위에는 전형적인 중산층 시민들이 다수 참가했다. 그들은 이민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며,환경보호를 위해 난민촌 신설을 반대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주택난, 사회적 통합 등 여러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현지 당국은 난민촌 신설을 위해 난민용 주택으로 개조할 컨테이너를 함부르크로 운송하고 비어있는 상업용 부지와 공공부지의 소유권을 회수할 계획이다. 호황에도 주택난을 겪은 함부르크는 난민 유입으로 인구난까지 겪을 위기에 처했다.
한 현지 주민은 이날 BBC에 “독일인들이 수많은 난민과 통합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정말 걱정스럽다”고 밝혔다.
독일에서 지금까지 대규모 이민 반대 시위는 없었으나 메르켈 총리의 주요 지지층인 중산층은 의심과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대부분 독일인이 난민을 돕는 의무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지만, 대규모 난민 유입에 대해서는 불안해하고 있다.
메르켈 총리는 난민 수용에 대해 ‘우리는 할 수 있다’라고 여러 차례 주장하고 있으나 독일국민들은 어떻게 가능할지에 의문을 품고 있다.
독일에서 최근 발표된 여론 조사에 따르면 메르켈 총리의 난민 수용 정책에 찬성한다는 응답자가 전체의 3분의 1밖에 되지 않고 그의 지지율도 계속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지 이미지 메이킹 전문가 플로리안 위르크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메르켈 총리는 현명한 과학자 같았다”며 “그러나 그가 갑자기 유년 시절 도덕적 목사의 딸로 돌아가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는 메르켈 총리가 집권 10년 동안 국민에게 좋은 이미지였다면서, 난민수용문제가 장기적으로 볼때는 메르켈의 이미지에 그리 큰 타격을 입히지는 않을 것으로 지적했다. "메르켈이 하나의 견고한 브랜드가 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난민 수용 정책이 역효과를 낳는다면, ‘엄마(무티)’라는 애칭을 가진 메르켈의 정치적 이미지와 정치적 업적은 훼손될 수 있다.
총선 후 독일인들은 메르켈 총리가 국민을 위한 최선의 결정을 한다는 신뢰감을 보여줬고 현재 독일 성공스토리의 주인공인 메르켈 총리에게 난민 수용 정책 운용은 자신의 정치 생명을 건 가장 큰 도박이다.
메르켈 총리 이미지는 독일이 위대한 국가라는 이미지를 만드는데 큰 도움이 됐었으나 대규모 난민의 유입은 독일 경제, 사회, 정치에 영향을 미칠 것을 보여 이제 그의 이미지는 의도하지 않게 국가 이미지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