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총괄회장 곁에 머물고 있는 일명 '신동빈 측근'을 솎아내기 위한 작업이 본격화 되고 있다.
20일 SDJ코퍼레이션에 따르면 신 총괄회장은 지난 19일 오후 7시30분께 자신의 비서실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이일민 전무를 직접 불러 공식적으로 해임을 통보했다. 롯데그룹 이 전무는 통보를 받은 후 집무실을 떠났다.
신 총괄회장은 "그동안 비서실장으로서의 역할을 성실히 수행해왔다"면서도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이 전무가 비서실장의 역할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날 해임된 이 전무는 신 총괄회장을 24년간 보좌했던 김성회 전무의 뒤를 이어 지난 8월부터 새 비서실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신동빈 롯데 회장을 보필한 '신동빈 사람'으로 분류된다.
신 총괄회장과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 측의 공세가 연일 이어지고 있지만 롯데그룹은 마땅한 대응 카드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롯데 그룹은 이날 이 전무의 해임에 대해 부당하다는 언급조차 하지 못했다.
신 총괄회장이 롯데그룹에서의 지위를 가지고 있는 한 정식 인사발령을 내지 않더라도 구두로 해임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 셈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신 총괄회장이 오전에 갑자기 이 전무를 해임한 사항에 대해서는 자세한 경위 등을 파악해 봐야 한다"며 "파악이 완료된 이후 입장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롯데그룹은 연일 계속되는 신동주 SDJ 코퍼레이션 회장의 공세에 맞서 집무실 퇴거 요청으로 맞섰다. 신동주 회장과 신격호 총괄회장이 계속 함께 있을 경우 향후 공세가 더 거세질 것이라는 판단이다.
롯데그룹은 이날 오전 보도자료를 내고 롯데호텔 34층 신 총괄회장 집무실에 배치된 외부인력들이 무단으로 상주할 경우 민·형사상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신 SDJ 코퍼레이션 회장이 롯데그룹 비서실 직원 전원 교체를 요구하며 일방적으로 상주시킨 인력들은 롯데 직원이 아닌 외부인"이라며 "관련 법규나 회사 인사규정에 따라 채용되거나 인사 발령이 없는 사람들"이라고 지적했다.
롯데그룹은 이어 "이런 외부인들이 롯데의 경영관련 회의에 배석하는 것도 부당한 행위"라며 "이는 명백한 업무방해 행위로 롯데호텔은 대표이사 명의로 롯데호텔 34층 비서실에 머물고 있는 외부인의 퇴거를 요구하고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통보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