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롯데가 경영권 분쟁' 어부지리…日주주, '롯데 품을까?'

신동주 "이 모든 문제 해결을 위해 이전으로 돌려놓겠다"

일본 롯데 주주들이 한일 롯데를 장악할 수도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미 알려진 대로 한일 롯데그룹의 최정점은 롯데홀딩스다. 이를 장악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한일 롯데의 리더가 된다는 것.

지금까지는 롯데가 경영권 분쟁에서 장남인 신동주 회장과 차남인 신동빈 회장의 물고 물리는 구도였다. 하지만 좀 더 구체적으로 들여다 봐야 할 것이 일본 롯데홀딩스 지주회다.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은 지난 22일 뉴시스와 가진 오찬 자리에서 "롯데홀딩스 주주들은 나와 동생(신동빈)의 싸움을 원한다"며 "이를 통해 서로 분열되고 감정의 골이 깊어져야 연합할 가능성이 낮아지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무슨 뜻일까. 신 회장은 "1.4%인 동생이 롯데홀딩스를 지배할 수 있었던 것은 롯데홀딩스 종업원·임원지주회가 있고 그 중심에는 롯데홀딩스 대표(CEO)인 쓰쿠다 다카유키와 최고재무책임자(CFO)인 고바야시 마사모토가 있다"며 "지주회를 만들 당시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지만 이들은 동생과 함께 창업주인 아버지(신격호 총괄회장)를 해임하고, 그 자리에 올랐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버지를 해임했을 때 일본 주주들은 '나-동생' 중 승리자에게 명목상 그룹 경영을 맡기겠지만, 자신들의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에는 얘기가 틀려진다"며 "이를 거부하면 자신(일본 주주)들이 새로운 총괄회장을 뽑고, 한일 롯데를 일본회사로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대로라면 한일 롯데그룹 지분 구조상 이 같은 문제는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창업주인 신격호 총괄회장이 버티고 있었지만, 지난 7월28일과 31일자로 롯데홀딩스와 L투자회사 대표이사에서 해임되면서 시한폭탄처럼 내재돼 있다는 게 신동주 회장의 설명이다. 

신 총괄회장이 분노한 이유도 바로 이 부분 때문이고, 이 같은 사실을 일본 노무라 증권 출신인 신동빈 회장도 알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신동주 회장은 롯데의 경영권 분쟁을 신 총괄회장이 한일 롯데를 총괄하는 지난해 12월 이전으로 돌려놓겠다는 것이다. 

신 총괄회장을 포함한 가족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오해를 풀고, 신 총괄회장이 경영에 복귀해야 롯데를 지킬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신동빈 회장이 경영권과 관련돼 대립을 하는 상태에서는 언제든 일본 주주들에게 한일 롯데 총괄 경영권이 넘어갈 수 도 있다는 것이다. 

신동빈 회장이 한일 롯데그룹의 지지를 받으면서 롯데를 경영하는 것에 대해서도 "지금은 한일 롯데를 견고히 경영하는 것 같지만, 아버지를 포함한 가족 지분이 합쳐져야 롯데경영권을 지킬 수 있다"며 "지금은 신동빈 1.4% 혼자인 상태다. 어떻게 대항할 수 있겠는가"라고 되물었다. 

◇신동빈 "이사회가 결정하면 나도 해임될 수 있다"

이에 대해 신동빈 회장 측은 다시 분리경영 상태로 돌아가는 것은 기업을 총수 일가의 사유재산으로 생각하는 구시대적 발상이라고 반박했다. 신 전 부회장이 해임된 것은 경영상 과오가 있었기 때문이고, 지난해 12월 총괄회장의 지시에 따라 적법 절차를 걸쳐 해임됐다는 것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신동빈 회장은 경영권 투명을 위해 이사회에 막강한 권한을 줬으며, 자신을 포함한 누구도 이사회의 지지를 받아야 롯데의 리더가 될 수 있는 구조로 개선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신동빈 회장은 지난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한 자리에서 "지난 10년, 15년 전 이사회는 아주 형식적으로 이뤄졌다"며 "제가 부회장, 회장이 된 뒤에는 그런 부분을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실제로 이사회에 막강한 권한을 줬다"고 밝혔다. 

이어 "이사회가 결정하면 저도 해임할 수 있고, 해직할 수도 있다"며 "각 회사마다 어느 정도는 거버넌스가 확립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롯데홀딩스 지주회가 '신 패밀리'를 지지한다는 전제하에서는 신동주 회장의 주장하고도 어느 정도는 일치한다. 하지만 지지하는 수준을 넘어 자체 경영을 생각한다면 롯데가 일본기업으로 바뀌는 것도 가능한 시나리오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동주 전 부회장이 밝힌 분리경영 상태로 돌아가는 것은 진실을 숨기고 국민을 호도하는 행위"라며 "이는 결국 롯데호텔 상장을 막아 롯데의 일본 지분을 그대로 유지하려는 과거 회귀를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종업원지주회는 일본 롯데홀딩스 1월 이후 언론에 밝혀지지 않은 주주총회 2회와 공식 주주총회 1회 등 총 3회의 주주총회에서 신동빈 회장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며 "종업원들의 지지는 확고하다"고 밝혔다 .

이 같은 롯데그룹의 주장에 대해 롯데홀딩스 고위 관계자도 같은 입장을 내놨다. 

일본 롯데홀딩스 고위 관계자는 "신 전 부회장은 독단적이고 규정을 무시한 경영형태로 인해 일본 롯데의 임원 및 이사회 등과 지속적으로 마찰을 빚어왔다"며 "경영 성과가 미비했던 것은 물론이고 실제로 회사에 많은 금전적 손해를 끼쳤다"고 해임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신 총괄회장도 단순히 이 사건 때문이 아니라 그동안의 경영 성과 등을 보고 이사직 해임을 결정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사실 총괄회장도 예전부터 일본 롯데 임원들이 보고하는 자리에서 신 전 부회장의 경영능력에 대해 걱정하는 말씀을 여러 번 하시기도 했다"고 말했다. 

롯데홀딩스는 쓰쿠다 사장과 신동빈 회장의 경영체제로 바뀐 이후 실적은 물론 신제품 개발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