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이 신동빈 회장을 전방위로 압박하고 있다.
지난 8월 경영권 분쟁과 달리 2라운드에는 동생(신동빈)이 형(신동주)을 뒤쫓는 분위기다.
앞서 지난 8월 신동빈 회장은 기습적으로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를 열고, 신동주 회장을 기습했다. 주주총회 일자도 신동주 회장과 상의하지 않고 정했다.
반면, 지난 14일 신동주 회장은 광윤사 주총에서 승리하며 반격을 시작했다. 신동주 회장은 일본 도쿄 광윤사 담당 법무법인 사무실에서 광윤사 주총 및 이사회를 열고, 신동빈 회장을 이사직에서 해임했다. 이어 신임 광윤사 대표이사에 신동주 회장이 선임됐다.
이날 신동주 회장은 "약 30%의 롯데홀딩스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로서의 지위를 갖게 됐다"며 "이러한 자격으로 지금부터 롯데그룹의 여러 문제점들을 바로 잡고, 개혁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최근 업계 반응은 신동빈 회장이 코너에 몰린 것으로 보고 있다. 아무런 반응도 못한 채 '반격 카드' 마저 놓쳤다는 평가도 나온다.
롯데그룹 측은 "신동주 회장의 소송 등은 이미 예견된 것"이라며 "신동빈 회장의 경영권에 대한 사항은 상법상 절차에 따라 이사회와 주주총회 등을 통해 적법하게 결정된 사안"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광윤사는 롯데홀딩스 지분 28%만 보유하고 있어 현재 일본 롯데홀딩스 및 한일 롯데그룹의 경영권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며 "롯데는 이미 약속드린 바와 같이 경영투명성을 강화하고, 기업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일본에 머물고 있는 신동빈 회장은 어머니인 시게미쓰 하츠코(重光初子·88) 여사를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1일 극비리에 입국한 하츠코 여사는 24일 오후 방한 일정을 마치고 일본으로 출국했다. 그동안 그는 서울 소공동 호텔롯데 34층 신격호 총괄회장 집무실에 머무르며 경영권 분쟁의 당사자인 신동빈 회장만 참석하지 않은 채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주 회장 부부,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등과 함께 저녁식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현재 신동빈 회장은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제25회 한일 재계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미 출국했다"며 "일본에서 어머니와 만날 것인지 등의 일정에 대해서는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재계에서는 하츠코 여사가 신 총괄회장과 장남인 신동주 회장의 의견을 듣고 업무차 일본에 머물고 있는 신동주 회장과 합의점을 찾기 위해 서둘러 귀국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다
그동안 하츠코 여사는 장남인 신동주 회장보다는 신동빈 회장 편에 서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정확한 의중은 아무도 모른다.
신동주 회장의 최측근인 민유성 전 산은금융지주 회장도 시게미쓰 하츠코 여사의 의중에 대해 "개인적으로는 아우인 신동빈 회장을 지지하는 것처럼 보인다"면서도 "신동주 회장은 어머니 하츠코 여사가 중립이라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번 입국 당시 '장남과 차남 중 어느 쪽 손을 들어줄 생각인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둘 다 모두 사랑하는 아들들"이라고 답한 내용을 비춰보면, 하츠코 여사는 어느 한쪽편에 서기 보다는 중재자 역할을 할 것이라는 업계의 시각이다.
현재까지 신동빈 회장은 소송이 예정된 오는 28일까지 대외일정을 자제할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이 가족간 일어나는 일이라 신 회장이 직접적으로 입장을 내놓기가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롯데그룹은 향후 법정 소송을 통해 이번 사태를 마무리 지을 것이라는 기본 방침에 따라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미 알려진 대로 신동주 회장의 다음 타깃은 롯데홀딩스 종업원지주회다. 지난 롯데홀딩스 주총에서 개인지분율이 1.4%로 미미한 신동빈 회장이 완승을 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는 바로 롯데홀딩스 2대 주주인 종업원지주회였다.
광윤사 대표로 올라선 신동주 회장도 종업원지주회만 자신의 편으로 만들 수 있다면 단숨에 한일 롯데그룹을 장악할 수 있고 이번 경영권 분쟁에서 승리할 수도 있다.
재계 관계자는 "광윤사 주총을 통해 신동주 회장이 대표이사에 오르면서 신동빈 회장 측의 공격을 무력화 하려는 행보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