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오스트리아·슬로베니아, 난민 장벽 설치 시사…獨, '까다로운' 난민수용

독일 내무 "아프간 난민 안받겠다"

오스트리아 정부 일각에서 난민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국경지역에 장벽을 설치하는 방안이 제기되고 있다.

요한나 미클 라이트너 오스트리아 내무장관은 28일 현지 공영방송 ORF에 "울타리(fence)는 질서정연하고 통제된 오스트리아 입국을 보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게랄트 클루크 오스트리아 국방장관도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난민을 통제할 수 있도록 컨테이너 또는 철책을 세울 수 있다"고 ORF 방송에 말했다.

하인츠 피셔 오스트리아 대통령은 더 나은 국경 통제와 시리아 난민 분배를 요구했다.이날 코소보의 프리슈티나를 방문한 피셔 대통령은 "오스트리아의 제한된 수용력은 8만 명으로 예상되며 한계치에 도달해가고 있다"며 "올해 지금까지 50만 명의 난민이 대부분 독일로 가기 위해 오스트리아를 통과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피셔 대통령은 오스트리아가 국경에 울타리를 설치할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오스트리아는 EU의 국경 점검 문제와 난민 분배에 대해 더 많은 신경을 쓸 것"이라며 "오로지 동등한 수의 난민이 분배되어야만 부담을 짊어질 수 있다"고 했다.

베르너 파이만 오스트리아 총리는 울타리(fence) 대신 '기술적인 보안(technical security)' 조치라는 단어를 썼다.

오스트리아는 헝가리가 세르비아 접경에 울타리를 설치한 것에 대해 맨 앞에서 강하게 비판해온 국가 중 하나다. 헝가리 입경이 막히자 난민들은 슬로베니아를 거쳐 오스트리아를 경유해 유럽의 다른 국가로 이동하고 있다.

유럽에서의 더 나은 삶을 추구하기 위한 서부 발칸 반도 육로를 통한 이주민 흐름은 헝가리가 지난 달 세르비아와의 국경을 따라 울타리를 건립하면서 난민 루트는 헝가리에서 슬로베니아로 옮겨졌다. 

슬로베니아에 입국한 난민들의 대부분은 오스트리아를 거쳐 독일 또는 다른 유럽 국가들로 향하고 있다고 AP 통신은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7일(현지시간) 크로아티아 접경 지역에 울타리를 설치할 뜻을 암시한 슬로베니아는 28일 총리가 울타리 설치를 공식화했다.

미로 체라르 슬로베니아 총리는 "만약 유럽연합(EU)이 발칸반도를 가로지르는 난민 유입을 막는 계획이 실패한다면 크로아티아 국경을 따라 울타리를 설치할 준비를 할 것"이라고 했다.

체라르 총리는 이날 슬로베니아의 국가안보위원회 회의를 마친 직후 "만약 필요하다면, 우리는 즉시 울타리를 세울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다.

유럽연합과 발칸반도 지역 국가의 정상들은 주중에 국경 통제를 강화함으로써 대규모의 이주민 유입을 막기로 합의했다.

헝가리가 크로아티아와의 국경에 울타리를 설치한 뒤로 지난 16일부터 슬로베니아로 유입되는 이주민은 8만6000명 이상으로 집계됐다.

알프스 인근 국가들은 난민 유입에 대처하기 위해 분투하면서도 통제 불가능한 수준의 많은 난민을 국경으로 보내오는 크로아티아를 비판해왔다.

한편 독일은 더 엄격한 난민 정책을 적용하고 나섰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8일 보도했다. 

독일 정부는 "아프가니스탄과 시리아가 아닌 다른 국가 출신 난민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발표했다.

토마스 데메지에르 독일 내무장관은 이날 베를린에서 내각 회의를 마친 뒤 "매일 수천명의 난민과 이주민이 독일에 도착하고 있다"면서 "두 번째로 가장 많은 국가가 아프가니스탄"이라고 했다.

이어 "독일은 '아프가니스탄의 젊은이와 중산층은 아프가니스탄에 남아 나라 재건에 참여해야 한다'는 아프가니스탄 정부 입장에 동의한다"며 "최근 몇 주간 아프간 카불에서 오는 중산층의 수가 늘었다. 이들의 이탈은 아프간 안정을 위협한다"고 지적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유럽 국가들은 피난처에 머물 권리가 있는 사람들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며 "또한 모든 국가들은 부담을 공유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1월부터 9월 말까지 독일에 망명을 신청한 난민은 약 57만7000명이며 이 가운데 16만4000명이 9월에 몰렸다고 독일 당국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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