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미 공화 3차 TV토론회…선두주자 트럼프·카슨 격돌 없이 밋밋하게 끝나

부시와 루비오 후보, 의회 표결 출석 놓고 신경전

미국 공화당 3차 대선주자 토론회에서는 젭 부시 후보와 마르코 루비오 후보가 신경전을 벌여 눈길을 끌었지만 선두주자들인 도널드 트럼프와 벤 카슨 후보는 별다른 공방을 벌이지 않았다.

부시와 루비오는 모두 부동산 재벌인 트럼프 후보와 흑인 외과의사 출신 카슨 후보에게 밀려 지지율 하락을 겪고 있다.

부시 후보는 이날 콜로라도주 볼더에서 CNBC 주최로 열린 토론에서 플로리다주 상원의원인 루비오 후보를 향해 "상원의원 임기는 6년이다. 일을 하러 나와야 한다"며 그가 의회 표결에 성실하게 참여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플로리다 주지사를 역임한 부시 후보는 "플로리다에는 그날 그날 벌어 먹고사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은 자신들을 위해 싸울 의지가 있는 상원의원을 찾고 있다"며 "제대로 하지 못할 것이라면 사임하고 다른 사람이 자리를 맡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루비오 의원도 지지 않았다. 그는 "부시 후보가 이러는 단 하나의 이유는 우리가 같은 자리를 향해 달리고 있기 때문"이라며 "누군가가 나를 공격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득한 모양"이라고 비꼬았다.

그는 지난 2008년 공화당 대선 주자로 나선 존 매케인 상원의원(애리조나)을 거론하며 "매케인 의원은 얼마나 많은 표결을 빼먹었는지 알고 있는가? (부시가)그의 투표 기록에 대해 불평한 적이 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맞받았다.

그러면서 "요점은 내 선거 운동은 미국의 미래에 관한 것이라는 점이다. 여기 무대에 있는 다른 누군가를 공격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반면 TV 토론회에서 격돌할 것으로 예상됐던 트럼프 후보와 카슨 후보는 충돌하지 않았다.

몇 달 간 공화당 후보 중 선두를 달렸지만 최근 경선 투표가 처음 실시되는 아이오와주에서 카슨 후보에 역전당한 트럼프 후보는 자신의 최대 약점을 묻는 말에 "사람들을 너무 신뢰하는 것"이라며 "그러나 누군가 날 실망하게 하면 난 용서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두 후보 모두 정치인은 아니지만 많은 보수주의자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는 반워싱턴 정서에 편승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트럼프 후보는 모든 불법 이민자들을 추방하고 멕시코 국경을 따라 거대한 장벽을 설치할 것이라는 자신의 공약에 대해 마치 '만화책 캠페인'을 보는 것 같다"는 말에 "부드러운 질문은 아닌 것 같다. 나의 주장은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고 답변했다.

카슨 후보는 막연하다는 평가를 받은 자신의 세금 정책에 관해 설명했다. 카슨 후보는 앞서 진행된 토론회에서 "1년에 100억 달러를 버는 당신은 10억 달러를, 일 년에 10달러의 수입을 얻는 당신은 1달러를 내면 된다"며 "확정된 비율의 세금 정책은 성경의 십일조에 근거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슨 후보는 이날 각종 소득 공제를 없애고 소득과 관계없이 15%의 일률과세를 부과하는 세금 정책을 발표했다가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 등의 반발에 직면했다.

칼리 피오리나 후보는 3만 명의 직원을 해고하고 이사회로부터 퇴출당한 휴렛팩커드(HP) 최고경영자 시절에 대해 "실적으로만 모든 것을 평가할 수는 없다"며 "내가 최고경영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리더십이 있었기 때 문"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대선후보 중 선두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겨냥한 발언들도 나왔다.

피오리나 후보는 오바마 행정부 1기 때 사라진 일자리 가운데 92%는 여성의 것이었다고 주장했으며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텍사스)도 버락 오바마 대통령 집권 기간 370만 명의 여성이 빈곤층으로 전락했다고 말했다. 피오리나 후보는 "민주당의 클린턴 후보가 미국의 첫 여성 대통령이 될 수 없다"며 "그가 지지한 모든 정책은 여성에 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민 개혁과 관련해 루비오 후보는 "고도의 기술을 갖춘 근로자들의 이민을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루비오 후보는 "비자 프로그램을 남발하는 기업은 징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술 비자를 지지한다는 이유로 루비오 후보를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의 개인 비서에 비유해 물의를 빚은 트럼프 후보는 "기술 비자를 확대하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랜드 폴 상원의원(켄터키)은 연방정부 셧다운(부분 업무정지)보다 의회 파산을 더 걱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28일 하원을 통과한 2년 예산안은 부채 한도 증액과 지출 확대를 내용으로 삼고 있다며 이는 미국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그는 "공화당과 민주당 지도부 간 '신성하지 않은 동맹'이 합의한 예산안은 "현실을 망각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크루즈 후보와 폴 후보는 미 연방준비제도가 미국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경고했다.

카슨 후보는 과도한 정부 규제가 중소기업을 옥죄고 있다고 주장했다. 카슨 후보는 "일자리 창출이 늘어나지 않는 것은 정부 규제가 하나의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이어 "규제를 과감히 줄여 기업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크루즈 후보는 "연준이 계속 초저금리를 유지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고 비판했으며 폴 후보는 "연준이 미 의회를 상대로 로비를 펼치고 있다며 이런 관계는 중단돼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토론은 CNBC 방송의 주관 아래 콜로라도주 콜로라도대학 볼더 캠퍼스에서 2시간에 걸쳐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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