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를 추구하지 말고 '차이'를 만들어라." 히라이 가즈오(平井一夫) 소니 최고경영자(CEO) 말이 결실을 맺었다.
29일 도쿄에서 열린 소니의 2015 회계연도 2분기 결산 회견에서 요시다 겐이치로(吉田憲一郎)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소니 부활의 요인을 "차이를 만들라"고 평소 강조해온 히라이 CEO의 공으로 돌렸다.
30일 요미우리(讀賣)신문 등 일본 언론 보도에 따르면, 소니가 29일 발표한 2015년 9월 중간 연결 결산결과 1159억엔(약 1조900억원)의 세후 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에는 1091억엔의 적자였다.
중간 연결 결산으로는 5년 만에 흑자이다. 지난해 7월 소니는 대표 사업이던 TV사업부를 분사시키는 등 대규모 구조조정과 이익률이 높은 사업에 집중 투자했다. 그후 부활 조짐이 보여오던 것이 결실을 맺은 것이다. 단, 스마트폰 사업이 여전히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등의 과제도 남았다.
올해 2분기 결산회견 결과 영업이익이 1849억엔(약 1조7300억)으로 흑자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158억엔의 적자에 비하면 그야말로 소니의 '부활'이라 할 만하다.
영업이익 1849억엔이라는 수준은 지난 10년 간 최고 흑자를 보였던 2007년도 영업이익(1897억엔)에 거의 근접한 수준이다.
부활의 견인차가 된 것은 스마트폰이나 디지털 카메라에 사용되는 이미지센서 사업과 플레이스테이션을 주축으로 하는 게임사업이었다. 소니는 이들 분야를 '성장 견인 영역'으로 규정하고,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소니에 있어 이미지센서 사업은 수익의 주축이며, 향후 수요 증가가 예측되기 때문에 이 부문을 집중 육성해 세계 선두 자리를 굳힐 계획이다.
소니의 이미지센서는 소형이면서도 고도로 정밀해 미국 애플의 아이폰 등 스마트폰에 필수적인 부품이됐다. 공장을 풀 가동시켜도 생산이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때문에 지난 7월 공모 증자 등을 통해 조달한 4000억엔 이상을 대부분 이미지센서의 설비 투자에 사용하기로 했다.
그러나 생산설비 마련에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소니는 도시바로부터 반도체 제조 관련 시설을 인수하기로 했다. 지난 28일 소니는 도시바의 이미지센서 생산 설비와 기타 관련 자산 일부를 인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에 관련된 사원 약 1100명도 도시바에서 받아들이기로 조율 중이다.
소니가 도시바의 이미지센서 제조시설을 인수했다는 것은 전자제품의 "승자"였던 도시바 "패자"였던 소니의 처지가 뒤바뀐 것을 의미한다.
요시다 CFO는 이미지센서 사업에 대해서"현재 인적 자원이 부족하다. 도시바의 설계, 생산, 영업도 포함한 인재들을 채용할 방침이다"고 밝혀 인재 채용이 생산 설비에만 국한되지 않음을 시사했다.
현재 소니에서 생산되는 이미지센서 대부분은 단품으로 판매되며, 타사가 조립해서 스마트폰 제조사에 출하하고 있다. 그러나 소니는 앞으로 단품 판매뿐 아니라 카메라 모듈의 내재화도 진행할 방침이다.
앞서 지난 2월 히라이 CEO는 경영방침 설명회에서 "2014년도의 구조개혁 단계에서 2015년도에는 성장 단계로 옮길 것"라고 선언했다.
소니가 2분기 흑자를 넘어서서 고삐를 늦추지 않고 흑자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오로지 이미지센서 사업의 성장 속도에 달렸다고 일본 언론들은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