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00년대 초반 롯데 그룹이 실시한 M&A 중 50% 이상이 롯데쇼핑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롯데쇼핑은 2002년부터 2003년까지 TGI프라이데이스(지분70%), 미도파백화점, 동양카드, 한화마트·스토어(24개) 등을 인수했다.
사실상 유통업의 네트워크 확장을 위한 M&A 작업이 이뤄졌다. 이 때문에 롯데 측에서 추진했던 M&A는 보수적이라는 평도 존재한다.
하지만 신 회장이 전면에 나선 뒤 그룹의 M&A 행보는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졌다.
지난 2006년 롯데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롯데쇼핑을 상장한 이후 롯데 롯데쇼핑의 기업 공개로 일본, 유럽 등지에서 자금을 쉽게 끌어다 쓸 수 있었기 때문이다.
지표 상에서도 확연히 달라졌다. 2000년부터 2006년까지 롯데가 인수한 기업은 6개 기업에 불과했지만 2006년부터 최근까지 롯데가 인수한 기업의 수는 35개에 달하고 인수로 사용한 자금은 9조4826억원에 달한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신 회장은 지난 2004년 KP케미칼 지분 53.8%를 1785억원에 인수한 것을 시작으로 2006년 본격적인 M&A 시장에 뛰어들었다.
2006년에는 우리홈쇼핑 지분 53.03%를 4667억원에 사들였고 2007년 3월에는 빅마트와 나이스마트 각각 14개점포 5개 점포를 1000억원에 인수했다. 같은 해 10월에는 중국 Makro(8개) 점포를 1615억원에 인수하는 성과를 기록했다.
2008년에는 길리안(네덜란드계 초콜릿 회사), 케이아이뱅크(ATM사업) 지분 46.04%, 인도네시아 Makro(19개) 점포, 코스모투자자문(지분 21%분) 등을 6254억원에 사들였다.
2009년에는 M&A 비용으로 1조5605억원을 쏟아부었다. 이때 인수된 기업들은 두산주류BG(현 롯데주류), 해태음료 안성공장, ㈜마이비(버스교통카드) 지분 54.09%, 파키스탄 PTA, ㈜기린, 중국 타임스, AK면세점 등이다.
2010년에는 규모와 자금 측면에서 가장 많은 인수가 이뤄진 한 해였다.
2010년 1월 바이더웨이를 2740억원에 인수한 것을 시작으로 영국 아르테니우스(PTA/PET), GS리테일 백화점·마트 부문, 이비카드, 말레이시아 타이탄, 중국 럭키파이(LuckyPai), 데크항공(지분 50% + 1주), 필리핀 펩시(PCPPI), 파스퇴르유업, 파키스탄 콜손, 현대정보기술(지분 52.3%) 등을 인수했다. 2010년 한 해에만 3조6600억원이 인수금액으로 사용됐다.
이후에도 신 회장의 M&A는 계속됐다. 2011년부터 롯데는 충북소주, CS유통, 그랜드마트(2개점), 하이마트 (지분 65.25%), 베트남 레전드 호텔(지분 70%), 카자흐스탄 라하트, 케이티렌탈, 더 뉴욕 팰리스 호텔, 삼성 화학계열사 등을 잇따라 인수했다.
이처럼 최근까지도 계속되고 있는 신 회장의 공격적인 M&A 행보에는 일정한 패턴이 있을까.
이에 대해 유통업계는 신 회장의 M&A가 ▲유통, 식품, 석유화학 등 기존 롯데 사업의 울타리를 벗어나지 않는다는 점 ▲롯데 그룹으로 편입됐을 대 강화할 수 있는 사업에 투자한다는 점 등의 원칙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적다고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롯데가 2006년 이후 적극적인 M&A를 펼치고 있지만 시살상 유통업을 확장하고 석유화학분야를 강화하기 위한 행보로 요약할 수 있다"며 "큰 틀에서 모험이 되는 산업으로의 진출을 하지 않으면서 외형을 글로벌화에 맞춰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롯데로 편입된 회사들은 유기적으로 각자의 역할을 담당하면서 시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배치된다"며 "이런 네트워크를 잘 구축하고 있는 것도 롯데가 가진 숨은 힘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