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아베, 청와대서 점심 못 먹고 인사동서 '야키니쿠' 싹 비운 이유는?

2일 한일 양국 정상은 100분에 달하는 회담 후 점심식사도 함께 하지 않고 헤어졌다. 당초 이날 한일 정상간 오찬 일정은 잡혀있지 않았지만,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晉三) 일본 총리의 첫 정상회담이라는 의미 있는 만남에 한국이 다소 '야박'한 것 아니냐는 인상마저 남겼다. 

정상회담 후 "향후 일정이 어떻게 되느냐"는 박 대통령의 물음에 아베 총리는 "지금부터 야키니쿠(한국식 불고기) 먹으러 갑니다"고 말했다. 한국의 대표적인 음식인 불고기 한 접시 대접할 아량이 박 대통령에게는 없었던 것일까.

3일 산케이(産經濟) 등 일본 언론 보도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박 대통령에게 말한 대로 정상회담 후 인사동에 있는 한정식집에서 10명 내외의 재한 일본경제인 등과 점심식사를 했다. 식당 측에 따르면 총리 일행은 한우 꽃등심 세트와 양념 갈비를 주문해 먹은 것으로 전해졌다. 식당 측은 "총리 일행은 갈비를 남기지 않고 다 먹었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한 아베 총리가 청와대가 아니라 인사동에서 한우 갈비를 남기지도 않고 다 먹게된 경위는 무엇일까.

한일 정상회담에서 한국은 위안부 문제를 '연내에' 조기 타결할 것을 아베 총리에게 촉구했으나, 아베 총리는 이를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산케이는 한국이 양국 정상회담을 위한 사전조율에서 박 대통령 주최의 오찬 등을 교환조건으로 해 일본 측의 위안부 연내 타결을 위한 '양보'를 요구했지만 일본이 이를 거절했다고 전했다. 아베 총리는 오찬을 조건으로 한 위안부 연내 타결에 대해 쓴웃음을 지으며 "점심 따위에 국익을 깎을 수는 없지"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위안부 문제를 조기 타결을 하느니 오찬을 안먹고 말겠다는 의미다.

그러나 요미우리(讀賣) 신문의 3일 보도에 따르면, 한일 정상회담시 오찬회가 보류된 것은 "아베 총리를 후대하면 한국 여론이 반발할 수 있다고 한국 정부가 판단했을 것"이라고 일본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산케이의 보도대로라면 위안부 연내타결을 위해 '오찬'을 조건으로 내걸었지만 아베 총리는 이를 거절, 인사동 '야키니쿠'를 택한 것이다. 애초부터 아베 총리에게 '위안부 연내 타결' 의지는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아베 총리는 2일 한국 박근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후 기자단에 위안부 문제에 대해 "조기 타결을 목표로 협상을 가속시키고 나가기로 했다"라고 강조했지만 구체적 내용과 방향에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날 정상회담 일본측 동행자는 기자단에 "해결이 끝난 문제로, 인도적 견지에서 이제부터 여러 가지 방법에 대해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법적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으로 위안부 문제는 이미 해결됐기 때문에 법적 책임은 인정할 수 없지만, 다른 형태로 위안부에 대한 지원은 가능하다는 것을 시사한 것이다. 

심지어 이번 한일 양국이 위안부 문제를 논의 가속화를 '연출' 한 것은 미국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산케이는 분석했다. 미국이 일본 측에 위안부 문제에서 양보를 요구하고 한국 측에도 일본과의 관계 복원을 요구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편 2일 청와대에서 개최된 한일 정상회담에서 단독회담은 10시 5분부터 11시 5분까지 진행됐으며, 휴식없이 11시 7분부터 확대 정상회담을 이어가 총 1시간 38분에 걸쳐 진행됐다. 양 정상은 회담 후 예정대로 오찬이나 공동기자회견을 갖지 않았고, 아베 총리는 회담 후 일본 기자들과 만나 회담 결과 설명한 뒤 오후 출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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