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엄청난 매출을 올리는 외국계 회사들이 기부에는 인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해외 본사에는 매년 수백억원에 달하는 배당금을 지급했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버버리코리아, 페라가모코리아, 프라다코리아, 불가리코리아, 스와치그룹코리아 등 명품업체들이 지난해 낸 기부금은 모두 합쳐 1249만원.
이 기간 매출은 전년 대비 13.3% 증가한 1조1344억원을 기록했다. 국내에 소위 명품 바람이 불면서 매출 증가세도 확대되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531억원과 1188원을 기록했다.
지난 4년간 지출한 기부금을 다 합쳐도 1억원 정도에 불과하다. 한국에서 번 돈 대부분을 본사 주주들이 배당으로 가져갔기 때문이다.
반면, 프라다코리아 등 5개 회사가 한국에서 벌어 본사에 배당한 액수는 1117억원에 이른다. 최근 4년간 배당한 금액만 2558억원. 이미 출자금의 10배 이상을 회수한 상태다.
업체별로 보면 프라다코리아의 매출이 3551억원으로 가장 높았다. 프라다코리아는 지난해 당기순이익(567억원)보다 높은 800억원을 배당했다. 이어 스와치그룹코리아(3055억원), 버버리코리아(2394억원), 페라가모코리아(1392억원), 불가리코리아(953억원) 순이었다.
이들 기업들의 배당금은 적게는 42억원에서 많게는 205억원으로 그해 순이익에 육박하는 돈을 배당으로 보냈다. 버버리코리아가 유일하게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또 해열진통제 아스피린을 만드는 독일 제약사 바이엘코리아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대주주를 포함한 주주들에게 지급한 배당금은 크게 늘리면서도 소외계층 등에 대한 기부금은 대폭 줄였다.
바이엘코리아의 지난해 배당금은 40억원으로 집계됐다. 현재 바이엘코리아의 지분은 Bayer A.G.가 54.80%를 Bayer Pharma A.G.가 45.20%를 갖고 있다. 바이엘코리아는 지난해 매출 3341억원의 기록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27억원과 109억원을 달성했다. 2013년 대비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증가한 반면 기부금은 매년 쪼그라들고 있다.
지난해 기부금 총액은 6억원으로 지난 2013년 12억원에서 반토막으로 줄었다. 최근 몇년 사이 바이엘코리아는 국내에서 괄목할만한 매출을 기록했지만 기부금에선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매년 배당금을 늘리면서도 기부에는 인색했던 것.
때문에 업계 일각에서는 외국계 기업들이 국내에서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기부금에는 인색하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계 기업들은 한국시장에서 적지 않은 이익을 내고도 한국사회에 대한 기여나 공헌에는 인색하다"고 지적했다. 더구나 바이엘코리아 등 배당금이 100% 지분을 갖고 있는 독일 본사로 고스란히 넘어가고 있어 국내에 재투자되지 못하고 있다.
바이엘코리아가 오랜시간 한국시장에서 약품을 팔고 있지만 '잇속 챙기기'에만 열중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 바이엘코리아 관계자는 "배당금 및 기부금과 관련해서는 내부적인 일로 확인이 어렵다"며 즉답을 피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