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터키, 총선 후 '정적'제거 박차 … '反에르도안' 귤렌 지지자 44명 체포

지난 1일 총선에서 압승을 거둔 집권 정의개발당(AKP)이 반정부 언론 탄압에 이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정적’ 제거 작업에 본격 나서고 있다.

3일(현지시간) 터키 경찰은 이슬람 성직자 페툴라 귤렌(73)과 연계된 것으로 의심되는 44명을 체포했다. 정부 전복 시도로 기소돼 추방된 이후 미국에 망명 중인 귤렌은 에르도안 대통령과 정적(政敵)관계다. 

BBC는 터키 관영 아나돌루 통신을 인용, 이날 최고위 관료와 경찰관 등 귤렌 지지자들이 대거 구속됐다고 보도했다. 아나돌루 통신은 구속된 피의자들이 법적 권한을 벗어난 행동을 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총 57명에 대해 체포 영장을 발부했으며, 경찰은 3일 귤렌 지지자들을 구속했다.

귤렌은 한때 에르도안 대통령의 정치적 동반자였다가 정적으로 돌아선 인물이다. 해외에서 귤렌 운동으로 알려진 ‘히즈메트(Hizmet·봉사란 뜻)’ 운동을 이끌고 있다.

귤렌은 이슬람 주류 수니파 내 하나피 학파를 따르는 학자로, 아나톨리아 수피교(이슬람교 신비주의 분파)의 영향을 받았다. 히즈메트 운동은 150개가 넘는 나라에 수백만 명의 지지자들이 있다. 이들은 수입 5~20%를 히즈메트와 연계된 단체에 기부한다. 케나부터 카자흐스탄에 이르기까지 수백 개의 이슬람 학교와 싱크탱크, 언론사에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이 운동은 1991년 소비에트 연방 붕괴 후 중앙아시아에까지 확산됐다.

한편 좌파성향 주간지 노크다(Nokta)는 비판적 언론에 대한 정부의 단속이 이뤄지는 가운데 편집장 등 수석 편집인 2명이 쿠데타를 모의한 혐의로 체포됐다고 3일 밝혔다. 선거 결과를 비판하는 ‘터키 내전의 시작’이란 제목의 기사가 보도된 후 경찰이 이들을 체포했다는 것이다. 

이스탄불 법원은 대중 선동 혐의로 해당 잡지사를 기소하고 최신호를 압수할 것을 명령했다. 터키 보안군은 쿠르드족이 모여 사는 터키 남동부 실반에서 통행금지령을 내렸다. 이라크 북부에서는 터키 전투기가 쿠르드족노동당(PKK)에 대한 공습을 단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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