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대만이 1949년 분단 이후 66년 만에 싱가포르에서 첫 정상회담을 열기로 한 가운데 중국 안팎에서 '역사적인 회동 장소를 왜 싱가포르로 정했는지'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5일 중국 칭녠바오(靑年報)는 '시마후이(習馬會 시진핑과 마잉주의 만남), 중국의 '집안 일'을 왜 싱가포르에서 해결하는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개최지가 싱가포르로 정해진 사안에 대해 분석했다.
후이산(胡逸山) 싱가포르 남양이공대 연구원은 언론에 "싱가포르가 회담을 위해 장소를 제공한 것은 이득과 손해가 병존하는 일이지만 이득이 손해보다 많다"며 싱가포르가 이번 회담을 계기로 얻을 수 있는 몇 가지 이득을 열거했다.
그는 "우선 '시마후'의 주선자인 싱가포르는 이번 기회에 국제적인 난제를 해결함으로써 국제적으로, 지역적으로 자신의 영향력을 강화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싱가포르는 양안관계 개선에 따른 경협 확대로 자국의 경제에 활력이 불어넣어지고, 양측 모두 자국에 투자나 관세 혜택을 줄 것을 바라고 있다"면서 "양안 및 남중국해 연안의 평화와 안정은 싱가포르의 국가 전략과 이익에도 부합된다"고 설명했다.
홍콩 펑황왕은 중국 룬원왕(論文網) 논문망)의 논문을 인용해 싱가포르가 양안 관계에 미친 특별한 역할에 대해 심층 분석했다.
언론은 고(故) 리콴유 전 총리 집권 시기부터 싱가포르는 자국의 우세를 이용해 양안관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고, 이를 통해 많은 국가적인 이익을 얻었다면서 양안관계를 중재하면서 자국의 실리 외교를 외부에 선보였다고 평가했다.
역사적으로 싱가포르는 중국, 대만 양측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정보전달의 중요한 채널 역할을 수행해 왔다.
지난 1985년 9월 대표적인 중국 실용주의 정치인인 덩샤오핑(鄧小平) 당시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은 베이징을 방문한 리콴유 총리에게 위중한 상태였던 장징궈(蔣經國) 대만 총통을 빨리 만나 양안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는 의향을 밝혔고, 리 총리는 신속하게 이런 뜻을 장 총통에게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장 당시 총통이 덩 주석의 뜻을 거절하면서 양안의 회담은 불발됐다.
그러나 리 전 총리의 노력으로 약 8년 이후인 1993년 4월 양안 교류 창구를 마련한 '왕구회(汪賈會)', 중국측의 왕다오한(汪道涵) 해협양안관계협회(해협회) 회장과 대만 측의 구전푸(辜振甫) 해협교류기금회(해기회) 이사장 회동이 싱가포르에서 개최됐다.
이 회동은 분단 후 44년만에 처음 열린 양측 고위급 회담이었으며, 양안 관계의 해빙에 물꼬를 튼 것으로 평가됐다.
양상쿤(楊尚昆) 당시 중국 국가주석이 싱가포르를 방문해 리 전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양안 간 정치적 문제를 언급할 조건은 성숙되지 않았으니 경제적인 문제부터 논의하자'고 말했고 이후 리 전 총리가 이를 리덩후이 당시 대만 총통에게 전달하면서 회담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대만은 중국 측과 국제적인 장소에서 만나기를 주장했고, 중국 측은 대만문제가 국제화되는 것을 거부하면서 대립 국면을 형성했는 데 싱가포르는 '그 전통'으로 인해 양측이 최대한 수용할 수 있는 공동인식이 됐었다고 평가됐다.
한편 중국 언론은 양안 국가지도자가 이런 역사적인 장소에서 만나는 것에 큰 기대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