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 주권을 인정하지 않는 중국과 대만이 7일 1949년 분단 이후 66년만에 처음으로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가운데 양측은 호칭에서부터 세부 일정까지 각별히 신경 쓰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언론 보도를 종합해 보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 간의 첫 정상회담은 이날 오후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릴 예정인 가운데 두 사람은 상대방에 대한 호칭을 직함 대신 '선생(미스터)'으로 정했다.
양국 정상은 오후 3시에 만나 약 10분간의 언론 공개 행사를 진행하고 약 20분 동안의 비공개 회담을 가진다.
회담 이후 두 정상이 갖는 만찬은 '더치페이', 즉 양국 정부가 1대1로 내는 방식으로 지불한다. 전 세계에서 '통 큰' 지원 외교를 선보인 시 주석의 기존 행보과 비해 볼 때 상당히 이례적인 모습이다 .
아울러 양측은 이번 회담에 관련해 각자 별도의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마 총통은 회담 이후 곧바로 귀국할 예정이다.
두 사람이 양안 문제에 관련해 모종의 타협을 할 가능성이 제기된 가운데 양측은 이번 회담에 관련된 구체적인 협정이나 공동성명을 발표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고 역설했다.
양국이 이 같이 신중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의전을 물론이고 단어 하나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을 만큼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미 이번 정상회담은 역사적인 의미가 있지만 양측 모두에 위험한 도박과 같은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중국의 입장에서 볼때 자칫 잘못하면 66년 동안 유지해 온 '하나의 중국'이 원칙이 순식간에 붕괴될 수 있고, 대만의 입장에서는 주권이나 독립성을 해치는 어떤 발언이라도 심각한 반발을 불러 올 수 있기 때문이다.
대만 야당의 거센 반발을 인식한 듯 마 총통은 정상회담을 이틀 앞둔 5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정상회담에는 정치적 목적이 들어있지 않다는 점을 주장했다.
그는 또 "이번 회담이 양안관계의 발전, 후세를 위한 것"이라면서 "이번 회담에 대해 비밀 협상이나 밀실 거래는 없었다"라고 역설했다.
다만 마 총통의 이런 발언은 야당인 민진당의 거센 반발을 잠재우기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장윈펑 민진당 대변인은 "양안 정상회담 시기가 매우 의심스럽다. 마 총통은 국민들에게 명쾌하게 설명을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