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수지, 미얀마 새 역사를 써주오!"… 총선 승리 기쁨과 민주화 염원 폭발

젊은이들의 상기된 얼굴엔 미얀마 국기 스티커가 붙어 있다. 손에는 색색의 막대 풍선들이 들려 있다. 미얀마 민주화 운동의 상징인 수지 여사의 사진을 담은 빨간 티셔츠를 입은 사람들,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의 상징인 황금 공작 표장을 그린 티셔츠를 입은 이들이 '11.8 미얀마 총선'의 승리 소식에 열광하고 있다. 

25년 만에 민주적으로 치러진 ‘11.8 미얀마 총선’에서 제1야당인 NLD가 압승을 거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기 시작한 9일 NLD 당사 앞에는 수천 명의 인파가 몰려들었다. 이들은 투표할 때 손가락에 묻힌 잉크 자국을 치켜들며 자신들의 힘으로 이뤄낸 역사적인 결과를 즐기고 있었다. 

CNN과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들은 ‘11.8 미얀마 총선’을 계기로 수십 년 간 군부독재 통치하에 억눌려 지내온 미얀마 국민들이 민주화 염원을 폭발적으로 드러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9일 오후 갑자기 굵은 빗줄기가 쏟아졌다. 그러나 억수같은 장대비도 들뜬 군중들의 마음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잔뜩 고무된 표정의 이들은 비를 흠뻑 맞아가면서 “독재는 물러가라”고 외쳤다. 누군가의 선창으로 우렁찬 합창이 울려 퍼졌다. 

“수지는 전 세계가 다 아는 미얀마인의 지도자라네. 이제 독재가 물러갈 수 있도록 우리 미래를 위해 역사를 써주오.”

수지 여사를 응원하는 ‘강인한 공작새’란 제목의 노래였다. 한 지지자는 “승리는 이제 더 이상 우리의 꿈이 아니다”라고 외쳤다. 

CNN은 전국적으로 실시된 비공식 조사 결과 NLD가 전체 상하원 의석의 80% 정도를 얻었다고 전했다. 이번 미얀마 총선의 투표율 역시 80%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자신의 직업을 의사라고 밝힌 한 지지자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승리를 믿었다. 우리는 더 이상 군부정권을 원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 역시 양곤 거리로 뛰쳐나와 환호하는 시민들의 표정을 전했다. 투표 결과가 속속 전해지기 시작한 월요일 저녁 양곤 거리에는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 시민들로 가득했다. 

그러나 평화적인 정권이양을 우려하는 신중한 목소리도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거리에서 만난 인 미인트(60)라는 여인이 승리를 해서 기쁘지만 군부가 걱정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NLD가 압승을 했던 1990년 총선 때처럼 군부가 이번 선거 결과도 받아들이지 않을까 우려했다. 그는 “정말 조심해야 한다. 저들은 정말 믿을 수가 없다”며 “저들이 약속은 하지만 하루 이틀 후 이를 저버린 게 한 두 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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