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12일(현지시간) 영국과 인도의 관계가 “너무 오랜기간 과거에 갇혀있었다”고 밝혔다.
파이낸셜타임스와 가디언 등 외신들은 캐머런 총리가 인도와 새 교역관계를 수립하기 위해 이날부터 사흘간의 일정으로 영국을 방문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만나 이같이 말했다고 보도했다.
캐머런 총리는 모디 총리와 만나 첫 연설을 하면서 영국과 인도간 관계가 “아직 잠재성을 실현시키진 못했으나, 변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인도의 국영 철도와 자금 조달을 위한 주요센터로서 런던을 활용하겠다는 약속을 포함해 90억 파운드(약 15조9081억원) 규모 협상을 방문 중 타결지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양 정상이 외무부 로카르노 호텔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개최하는 동안 의회광장에 모인 군중들은 “모디 총리는 살인자이며, 테러리스트다”라고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시위자 대부분은 독립을 원하는 카슈미르 이슬람교도였다.
모디 총리는 구자라트 총리 재직시절 힌두교도들의 무슬림 대학살을 방조했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하지만 캐머런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모디 총리가 국민으로부터 엄청난 권한을 부여받으며 당선됐다”며 “영국은 이의를 제기해 왔으나, 모디는 영국과 인도간 미래 협력관계에 대해 말하길 원했다”고 했다. 모디 총리 역시 대학살 이후 “영국은 내가 여기 오는 것을 막지 않았다”고 화답했다. 모디는 영국 정부로부터 체포면제를 보장받지는 않았으나, 공식적인 영국비자 금지 대상이 되지도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캐머런 총리는 “과거에 대한 오해로부터 벗어나 관계를 자유롭게 설정해야 할 때”라면서 인도와 진전된 관계형성을 강조했다. 또 친환경에너지와 발전한 제조업과 같은 분야에서 민간용 핵에너지와 상거래, 국방 등 협력에 기초한 협정을 역설하며, 양국이 “현대적이고 역동적인 관계”로 나아가자고 말했다.
모디 총리는 이날 “철도 투자에 대한 현금 모금을 포함해 런던시장에서 상당한 자금을 모으길 원한다”는 합의를 공식화했다. 또한 런던에서 인도정부의 루피 채권 발행을 발표했다.
인도 최대은행인 HDFC는 민간부문회사를 위한 ‘마살라채권’이라고 불리는 역외 최초 채권을 발급하면서 최대 7억5000만 달러의 자금을 모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예스 은행은 내년 ‘녹색 채권’(green bonds)에서 5억 달러를 목록에 포함시키고, 추가 자금을 끌어모으기 위해 런던에서 국제 예탁증서를 발행할 예정이다.
모디 총리는 또한 영국의회에 ‘이번 영국과의 관계에서 풍요로운 약속’이란 연설을 했다. 그러나 만일 영국이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하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영국을 “EU 회원국으로 가는 관문”이라고 부르며, 다른 국가 세계정상들처럼 영국이 EU에 잔류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영국이 다른 EU국가들보다 인도로부터 많은 내부 투자를 받고 있으나, 영국의 대(對)인도 수출업자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관계는 상당히 한쪽으로 치우쳐져 있다고 말했다.
캐머런은 총리가 된 후 2010년 첫 공식방문을 비롯해 인도를 세 번 방문했다.
모디 총리의 영국 방문은 10년만에 인도 지도자로서 첫 방문이다.
영국과 인도간 거래 가운데 2억5000만 파운드(약 4420억원)협정이 발표될 예정이다. 영국 의료시스템 기구가 인도에서 병원을 건립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