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즉 장거리 방공 미사일 시스템 훙치(紅旗)-9(HQ-9)의 터키 수출이 결국 무산됐다.
15일(현지시간) 터키 국영 아나돌루 통신은 익명의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지난 몇년 간 논란이 돼 왔던 34억 달러(약 3조9800억원)의 관련 협상이 종료됐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터키가 중국제 미사일을 구매 대신 자체로 개발하기로 했으며,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이번 주내 국내 업체와 직접 계약에 서명할 것이라고 전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인 터키는 2009년 지난 장거리 방공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한 뒤 경쟁 입찰을 실시했고 2013년 중국의 H-9(수출버전 FD-2000)를 우선협상대상업체로 결정한 바 있다. HQ-9는 합리적 가격과 기술 이전 혜택으로 미국 패트리엇 미사일을 제쳤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나토 동맹국들이 중국산 무기 도입이 나토의 기밀 정보가 유출되고, 지역 안보 협력에 지장을 줄 수 있다며 우려를 표시하는 등 압력을 가하자 터키는 결국 입찰 결과를 취소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7월 에르도안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계기로 이 계약이 성사될 높다는 관측이 다시 제기됐다.
협상이 종료된 정확한 이유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CNN 등은 '기술 이전' 관련 조항과 연관이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중국 언론은 터키 당국이 진퇴양난의 상황에 처해 있을 때 나토가 집단적으로 터키에 배치된 패트리엇 미사일을 철수할 계획을 밝히면서 압력을 가했고, 이것이 터키가 중국산 방공시스템 도입을 철회시킨 결정적인 이유라고 분석했다
한편 중국의 중·원거리 방공 시스템의 핵심 전력인 훙치 미사일 시스템은 탐색 레이더 차량, 추적 레이더 차량, 유도 레이더 차량, 지휘·통제 차량, 발사관 4개를 갖춘 미사일 탑재 차량 등으로 구성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