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안탈리아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에서 서방국 정상들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극단 이슬람 무장조직 '이슬람 국가(IS)'에 공동으로 대응할 것을 촉구하고, 시리아에 내전 개입은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15일(현지시각)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35분 동안 비공식 회담을 개최했다. 두 정상은 시리아 내전 문제를 집중 논의했으며, 시리아 국민들에 의해 시리아 정치 체제가 바뀌어야 한다는 데 합의했다고 전해졌다
오바마 대통령에 이어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도 16일 푸틴 대통령과 별도의 비공식 회담을 연다. 이 자리에서 캐머런 총리는 푸틴 대통령에게 시리아 온건 반군을 공격하는 행위를 중단하고 IS 격퇴에 집중하라고 촉구할 예정이다.
서방국가들과 러시아는 시리아 내전을 끝내는 데 있어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거취를 두고 이견을 좁히지 않았다. 서방국들은 아사드 대통령이 정권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촉구하는 반면 러시아는 아사드 정부에 압력을 넣는 행위에 반대해왔다. 캐머런 총리는 시리아의 정권 이양 결과에 상관 없이 러시아의 경제·정치·군사적 이해관계가 보호받을 수 있게 하겠다는 점을 푸틴 대통령에게 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캐머런 총리는 지난해 호주 브리즈번에서 열린 G20 정상회담 이후 푸틴 대통령을 만나지 않았다. 지난달 IS 연계조직이 러시아 여객기 추락을 저질렀다고 주장한 뒤 푸틴 대통령과 2번 통화한 것이 전부다.
캐머런 총리는 "IS를 격퇴한다면 러시아와 영국 모두가 더 안전해질 수 있다는 점을 푸틴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강조하고 싶다"며 "이것이 우리가 초점을 둬야 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는 아사드 정권에 반대하는 시리아 내 반군 세력을 약화하기 위해 공습을 가했다"며 "IS가 아닌 온건 반군 세력은 미래에 시리아 국민이 될 사람들이다. 영국은 이 같은 러시아의 공격에 반대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미국과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서방 5개국은 16일 점심께 비공식 회담을 열고 러시아를 설득해 시리아 평화를 달성할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특히 서방국들과 러시아가 IS 격퇴에 협조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전망이다.
한편 AFP 등이 입수한 G20 정상회담 성명 초안에 따르면 이들 국가들은 국제적인 테러 위협에 맞서기 위한 협력을 결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G20 정상들은 테러리스트들의 국제적 이동을 막기 위해 정보 공유와 국경 통제, 항공 보안 강화를 해 나가기로 동의했다. 그러나 초안에서는 IS 등 무장조직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