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경영권 분쟁이 소송전으로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주요 쟁점 중 하나인 중국사업 부실 의혹에 대해 다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실상 중국사업이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의 도화선이 되고 있다. 중국사업은 신동빈 회장이 주도해 공격적으로 뛰어들었으나, 적자손실에 직격탄을 맞아 '값비싼 수업료'를 지불하고 있다는 평가다.
기업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롯데그룹 주요 상장사 4곳의 중국과 홍콩 법인들이 2011년부터 4년간 1조원원의 적자를 낸 것으로 집계됐다. 신동주 SDJ회장이 제기한 '중국 사업 1조원 손실' 주장이 확인된 셈이다.
실제로 최근 롯데마트는 중국 내 매장 4곳을 폐점키로 결정하는 등 중국 사업에서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3조원 이상 자금이 투입된 선양 프로젝트의 경우 중국의 부동산 가격 하락과 내수 소비 위축 등으로 계륵(鷄肋)이 됐다는 평가다.
무엇보다도 중국사업의 핵심이 바로 선양 프로젝트다. 그동안 롯데의 중국시장 전략은 각계전투에서 선양프로젝트 이후에는 그룹의 역량을 한데 모아 진출로 전략으로 바뀌었다.
중국 선양에 잠실 롯데월드타워의 1.4배에 달하는 '롯데월드 선양'을 추진하면서 명실상부한 중국판 롯데타운이라는 '장미빛 미래'를 상상했다. 하지만 선양프로젝트를 책임지고 있는 중국 자회사 '롯데 프로퍼티 선양'은 설립 이후 줄곧 자본잠식에 빠져있다.
2013년 100억4100만원, 2014년 200억8800만원의 당기순손실은 물론 2014년 말 부채규모는 6990억7600만원으로, 자본규모인 1598억300만원을 크게 웃돌고 있다. 그만큼 공사 진행이 원활하지 않다는 것이다.
롯데그룹이 지난해 선양에 문을 연 백화점과 영화관 같은 상업시설도 적자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선양 시네마는 지난해 1억3400만원의 적자를 냈고, 롯데월드 어드벤처 선양도 2014년 5억3000만원의 적자를 내며 제 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신동주 회장 측은 계열사 대표들이 신 총괄회장께 제대로 보고를 하지 않고, 총체적 부실인 중국사업을 감추는데 급급했다는 것이다.
신동주 회장 측 관계자는 "롯데쇼핑의 중국사업 매출 중 공시된 주요종목 회사 매출은 1조2500억원인데 반해 단기순손실은 2013년 1830여억원. 2014년 5249억원 등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며 "중요한 것은 현재 이는 주요종목회사만 분석한 것에 불과하다. 공개되지 않은 회사 등을 포함하자면 전체 손실은 이보다 훨씬 큰 게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나아가 롯데쇼핑은 지난 5년간 약 3조원에 달하는 거액을 해외 투자했음에도 불구, 중국 사업에서도 참담한 실패를 낳았다"며 "그럼에도 신동빈 회장 측은 그 같은 사실을 대외적으로 감추는데 급급하다"고 덧붙였다.
신동주 회장 측의 공격이 이어지자 신동빈 회장 측도 적극적인 반박에 나서기도 했다.
신동빈 회장 측은 중국사업 손실에 대해 "손실발생 원인은 유통업의 구조적 특성과 중국 내 경쟁 격화 및 비용상승, 중국의 정책전환과 내수침체를 원인으로 들 수 있다"며 "초기 대규모 투자가 수반되고, 다수의 유통업체들 진출로 경쟁이 격화됐다. 중국경제발전에 따른 비용상승도 같이 따라 온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원준 롯데백화점 사장도 1조원 적자에 대해서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 사장은 1조원 적자에 대해 "지난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롯데그룹 차원에서의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1600억원이고 총 3200억원의 적자가 났다"며 "신규 사업을 하는 곳에서 당장 이익이 발생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룹 전체를 살펴보면 지난 2009년부터 누계 매출이 14조원에 달한다. 영업이익은 32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하지만 내년에는 영업이익이 900억원 발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즉, 중국 진출 만 7년차에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일본 이세탄 백화점이 중국 진출 10년만에 흑자를 기록한 것과 비교할 때 사업 실패 등으로 매도할 수 없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들은 '상업시설과 같은 1단계 프로젝트가 이익이 나지 않자 롯데가 2단계를 포기했다'는 등의 얘기가 나올 정도로 실적 개선이 힘든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1조원대 적자가 사실이라고 해도 롯데그룹 중국사업의 성패를 현 시점에서 단언하기는 이르다. 하지만 이미 중국에 진출한지 10년이 다 돼가는 시점에서 중국 사업성과가 '기대이하'인 것은 분명하다고 입을 모았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의 중국사업은 중국의 유통환경 변화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서 중국 소비자 마음을 사로잡지 못해 실패한 것"이라며 "경영권 분쟁과 상관없이 롯데그룹의 중국 사업은 전면 재점검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