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시리아 활동가들, "'락까 공습' IS 격퇴에 효과 없어"

극단 이슬람 무장조직 '이슬람 국가(IS)'를 타깃으로 국제사회가 시리아 락까 내 공습을 연일 강화하는 가운데, 이 같은 공격이 IS를 격퇴하는 데 별 효과가 없다는 현지 활동가들의 증언이 이어지고 있다.

19일(현지시각) BBC 보도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한 활동가는 프랑스의 공습과 미국이 주도하는 연합군의 폭격이 지난 3일간 격화됐다면서, "시민들이 다치거나 사망하지는 않았지만 IS 사상자 숫자 역시 집계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시리아 내 공습이 아직까지는 별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전했다. IS와 전투를 벌이려면 지상군을 포함한 더 많은 병력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특히 러시아의 경우 IS와 같은 극단 무장조직이 아닌 일반 시민들을 겨냥해 IS 격퇴와 상관 없는 공습을 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 활동가는 "러시아는 락까 서부 지역에 공습을 하고 있다"며 "그들 스스로는 IS를 타깃으로 공격하고 있다고 하지만 정작 공습하는 곳은 IS의 위치와 동떨어진 곳"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온 가족이 IS의 협박을 받아 피난길에 오른 락까 주민 무스타파는 "공습은 전혀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며 "IS를 대상으로 1년 넘게 공격이 계속되고 있지만 IS는 홈스나 팔미라와 같은 다른 지역으로 근거지를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지적은 앞서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와 알자지라 방송 등 외신들을 통해서도 수차례 제기됐다.

외신들은 IS가 지하네트워크를 구축해 주요 물자와 인력을 보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1년 넘게 공습을 받아온 IS가 대처 방안을 마련한 것이다. 이 때문에 공습만으로는 IS를 격퇴할 수 없고, 지상군을 파병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IS는 주요 조직원들을 민간인들 사이에 숨겨 공격을 피하기도 한다.

파리 테러가 발생한 지 이틀 만인 지난 15일부터 락까에 공습을 가하고 있는 프랑스는 IS가 이미 떠난 검문소 등 무용지물인 곳만 폭격해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반면 영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 인권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는 프랑스의 공습으로 IS 조직원 33명이 사살됐다고 밝히는 등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지난 9월30일부터 시리아 내 공습을 시작한 러시아는 이집트 시나이 반도 상공에서 발생한 러시아 여객기 추락 사고 원인이 기내 폭탄 테러로 밝혀지면서 공습을 강화했다. 러시아 군 당국은 19일 전략폭격기를 동원해 3일 연속으로 시리아를 대대적으로 맹폭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IS를 타깃으로 시리아 내 공습을 시작한 미군 주도 연합군도 앞으로 공습 횟수를 늘릴 전망이다. 시리아 내 공습 작전을 지휘하는 미 공군 사령관 찰스 브라운 중장은 파리 테러 전인 지난 7일 두바이에서 열린 국제공군참모회의에 참석해 "수 주 내에 미국이 주도하는 연합군은 IS에 대한 공습 횟수를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IS가 현지 활동가들을 탄압하고 인터넷 접속마저 차단하고 있어 공습을 받는 락까의 상황이 제대로 전해지지 않는 상황이다.

시리아에서 IS의 활동을 감시하는 단체 '락까는 조용히 학살당하고 있다'(Raqqa is Being Slaughtered Silently)도 극도로 조심스럽게 이들의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지난해 이 단체 소속 멤버 이브라힘 압둘 카데르는 친구 파레스 하마디와 함께 시리아와 터키 국경 인근에서 살해됐다. IS는 이들 중 한 명의 혀를 자른 모습을 담은 비디오를 공개하며 시리아 활동가들을 위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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